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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파티하듯 장애인을 돕는 곳, 파티파티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오사카 연수] 3편 성인 재활시설편

어디에서 살지,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당연히 나여야 한다. 하지만 중증장애인에게는 이 당연한 일들이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중증장애인의 삶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있을까?’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마음에 품고 일본 오사카시의 비영리 단체 ‘파티파티’를 찾았다.

파티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일하는 곳, 파티파티

파티파티는 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스스로 삶을 결정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다. 설립자 가케구보 씨가 ‘매일 파티를 하는 기분으로 장애인을 위해 일하자’는 의미로 이름을 짓고 15년 전 문을 열었다. 만 2세부터 80세까지, 100여 명의 장애인들이 이곳의 지원을 받는다. 가족이 경제활동을 하는 낮시간 동안 보호하는 데이서비스, 장애아동 방과후교실, 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가 장애인의 상황에 맞게 제공된다.


일본의 좁은 골목까지 구석구석 찾아가 중증장애인의 이동을 도울 수 있는 파티파티의 이동지원 차량

이곳에서 일하는 야스모토 씨는 “장애인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파티파티를 소개했다. 장애인의 삶을 지지하는 일을 한다는 사명감 때문일까, 파티파티는 이름 그대로 활기가 넘쳤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은 6명 남짓. 하지만 중증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돕는 ‘활동보조인’은 120명에 달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을 위한다’는 같은 뜻을 마음에 품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사람들, 활동보조인

파티파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이 건물 밖에서 이루어진다. 바로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돕는 ‘활동보조인’을 파견하는 일이다. 활동보조인 파견을 담당하고 있는 야스모토 씨는 “장애인의 삶과 생활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스모토 씨가 말하는 ‘최대한’은 쉽게 와닿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에게도 제공되는 활동보조인 서비스는 어느 누구에게도 ‘충분하다’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었다.

이후 들은 설명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장애인이 활동보조인 이용할 수 있는 최대 시간은 일일 최대 24시간, 한 달 1,200시간, 이용료 최대 3만 엔.’이라는 것.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씻거나 자거나 먹는 기본적인 활동 조차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24시간’을 도움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하루 최대 13시간을 활동보조 받을 수 있다. 결국 기본적인 것들 중에서도 우선순위를 가려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일본에서는 이런 무리한(?) 선택을 하게 하지 않았다. 게다가 한 달에 1,200시간이라니. 하루 40시간을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인데, 순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최중증의 장애인의 경우 활동보조인 한 사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크게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내 삶과 생활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는 비용은 정부에서 부담한다. 장애인은 소득수준에 따라 실비의 10%, 최대 3만 엔을 낸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월 4~5천 엔 정도 낸다. 이런 비용으로 이렇게 충분한 지원을 받도록 제도를 마련한 데에는 ‘장애인을 위한 복지는 형식에 맞추어 베푸는 것이 아니다’라는 가치가 숨어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베푸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에 맞는 것을 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만 가능한 일이다. 또한 조금 복잡하고 번거롭더라도 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자세로 서비스를 해야만 가능하다.

지금껏 당연하게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평등’에 대해 이야기해 왔지만, 말만 앞서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은 장애 정도로 급수를 나누고, 거기서 또 활동지원등급을 나누어, 추가급여 조건에 따라 다르게 활동보조인을 쓸 수 있다. 애초에 ‘효율’이라는 명목으로 ‘최소한’을 주려고 했던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파티파티 건물 1층. 요리, 생일파티 등 다양한 일을 이곳에서 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교류할 수 있다.
사실 파티파티에서 들은 ‘장애인도 자기가 살고 싶은 곳에서’라거나 ‘시설이 아니라 우리 동네에서,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게’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 외치는 구호와 크게 다를게 없다. 차이는 단 하나, ‘정말 그렇게 하고 있느냐’다. 제도적인 문제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핑계를 대기 전에 내가 어떤 자세로 일하고 있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을 준비하고 있는 요즘, 부족한 사회적인 지원에 안타까울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장애인의 자립’을 바라봐야 할지 파티파티를 통해 조금은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파티파티를 15년 전에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가케구보 씨의 재활치료에 대한 조언>


첫 번째로 재활은 굉장히 광범위하고, 교과서적이지 않다. 어린이는 특히 성장환경, 향후의 발전가능성, 개인의 특성 등이 다르고 성인재활과도 너무 다르다. 따라서, 치료, 교육, 환경 등 전반적인 것들을 어린이의 특성에 맞게 종합적이고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제공되어야 한다. 푸르메재단에서 준비하는 어린이재활병원에서도 그런 복합적인 재활계획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고려했으면 한다.

두 번째로 어린이재활치료는 지역사회와 함께해야 한다. 일본에서도 얼마전까지는 전문적인 기관을 만들고 거기에 장애인을 맡기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할 경우 시설의 제한이 있고 이용할수 있는 이용자가 한정적이고, 장애인 개별의 욕구에 맞춰진 재활이 이뤄질 수 없다. 특히 장애인이 살고 싶어하는 곳에 다시 돌아 왔을 때 다시 사회적인 재활을 해야 한다.

따라서 어린이재활은 지역사회와 분리시켜서 치료와 교육을 하기보다는 그 지역에 있는 일반학교를 다니면서 지역사회와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것도 치료라고 볼 수 있다. 치료가 병원에서만 이뤄진다는 생각은 버려야 하며, 학교, 유치원, 집 등 비장애인이 생활하는 곳곳에서 치료와 재활이 이뤄져야 한다. 장애어린이의 경우 비장애어린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많은 부분을 변화시켜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푸르메재단에서 건립하고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에서도 장애어린이와 비장애어린이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비장애인들의 경우 학교를 졸업하거나, 성인이되면 혼자 살게 되는데 장애인의 경우 많이 늦는다. 독립적인 생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어린이 때부터 재활치료가 접근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장애어린이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특히 부모가 함께하고 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어린이재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부모들이다. 부모가 재활치료를 포기할 경우 상당히 어린이재활 또한 늦춰지거나 방치되게 된다. 그 과정속에 부모가 받는 스트레스는 말로 표한 할 수 없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어린이재활 뿐만 아니라 부모 스트레스 가족 스트레스를 함께 치료할 수 있는 공간 또는 서비스가 같이 제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고재춘 기획실장 / 사진=한상규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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