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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단절된 꿈을 실현시키는 곳-오스트리아 WIEN WORK

상하 빨간색이 유난히 눈에 띄는 오스트리아 국기처럼 벽에 새겨진 빈워크의 빨간색 로고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택가 옆, 담쟁이가 벽면을 아름답게 휘감고 있는 곳을 지나 1층 사무실로 우리 일행은 발길을 옮겼다.

작지만 아담하게 생긴 1층 로비에는 안내 데스크,회의실, 작업장(목공)으로 가는 문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2층은 사무처 직원들이, 3층은 장애인들이 Copy Service로 일하고 있는 곳이었다.

빈워크 본부의 책임을 맡고 있는(우리나라로 보면 사무총장) 볼프강 스펠(DSA Wolfgang Sperl)은 브리핑을 위해 회의실로 우리를 안내했다.

올해로 26년이 된 빈워크는 오스트리아에서 장애인과 장기실업자를 위한 상담, 교육, 직업훈련, 취업알선을 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가내수공업체와 비슷한 유한회사다.

“ 이곳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회에 나가서 자립할 수 있는 장애인으로 교육시키고 자활을 돕는데 있습니다.” 라고 말문을 열며 스펠 사무총장은 브리핑을 이어나갔다.

현재 오스트리아에는 Team Work, Team Styria, ABC, Salzburg 등 빈워크와 같은 곳이  8곳이나 된다. 모두 단독으로 운영하기보다 서로 네트워크화 되어 있어 업무 협조 및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

빈워크는 Volkshilfe(실버케어단체)와 KOBV(상이용사 단체)에서 각각 50%씩 나누어서 운영을 맡고 있다. 이 두 단체의 임원들로 구성된 감사위원들 6명이 재정, 운영에 대한 감사를 맡고 있으며 이들 6명 중 3/1은 장애인 노동자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다.

2006년 기준으로 현재 이곳에는 장기실업자를 포함하여 414명의 장애인들이 직업훈련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다.

상담-적성검사-직업교육-직업선택 시스템

먼저 장애인(성인)은 상담을 통하여 자신의 적성에 따라 알맞은 직업분야를 선택 하고 일정기간(7개월간) 직업훈련을 거친 후에 금속, 목공, 청소, 세탁, 음식, 출판, 카피서비스, 접합,도색, 요리, 조적(벽돌 쌓는 것)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된다.

빈워크는 탄호이저플라츠외에 Simering(세탁), Leopoldau(금속,접합), Stadlau(섬유,도색,청소) 지역에 흩어져서 장애인들에게 직업훈련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자체 예산 충당 외에 외부 지원 탄탄, 장애인 보험 혜택

시내 중심에 자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빈워크는 주정부와 연방노동청의 예산 지원 외에 자체적으로 생산한 제품들을 판매함으로써 예산을 충당하고 있다. 1년 예산이 1300만 유로(한화 169억원)나 되니 우리나라의 잘나가는 중소기업에 버금가는 곳이기도 하다. 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한 제품들을 판매해서 얻은 수익이 270만유로(한화로 35억원)가 된다. 제품 대부분은 환경친화적(유기농,바이오제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유한회사로 운영이 되고 있지만 빈워크는 오스트리아 연방정부의 사회사업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연방정부뿐만이 아니라 ATF,BaSB,FSW,등에서도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 직원을 포함해 빈워크에는 1400명이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 예산이 인건비로 나가지만 장애인들도 일반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연금,의료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일단 장애인들이 일을 하러 들어오면 고용주가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빈워크에도 115명이 현재 평생 동안 일하겠다고 고용계약서에 서명을 한 상태이다. (장애인중 80%는 이곳에서 일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통합교육과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

우리나라의 공업고등학교처럼 이곳에서도 정식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기간은 4년이다.(현재 14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1주일에 2회씩 현장 실습을 나가게 되고 3주~6주간 반드시 현장실습을 해야 한다. 빈 워크에서는 최초로 고령인과 장애인이 통합하여 교육을 하고 있었다. 과정 수료 후에는 연방정부로부터 공인된 기능 자격 수료증을 받게 된다.

장애청소년을 위해 <School’s out, Job’s in>,<Live Dabei>라는 특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School’s out, Job’s in는 14-15세 장애인 중에서 직업을 갖고 싶거나 일을 하고 싶은 장애인들이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능력과 적성을 개발시키는 프로그램이고 Live Dabei는 빈워크 말고 다른 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청소년들의 진로 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특별 프로그램은 연방정부로부터 100% 지원을 받게 된다. 그 밖에도 장애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넓은 시야를 갖게 하기 위해 연극,영화, 해외교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고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에 있다.

스펠 사무총장은 “이곳에서 직업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 학생과 성인의 80%는 현재 자신이 선택한 진로와 직업에 대해서 만족을 한다.”고 했다.

 

자체 사업을 통한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

빈워크는 올 6월부터 양로원에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준비 중에 있다. 200명 정도가 식사할 수 있도록 음식을 준비하게 되는데 이로써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으며 12월에는 재활원에 12명이 투입되어 일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입 소문을 통해 동구권에서도 벽돌공이나 정원사로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지원이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현실, 직업교육을 받아도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얼마 전에 평소 알고 있는 K씨(장애인)가 직장을 옮기려고 하는데 좋은 곳이 있으면 소개 해 달라고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의 커리어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K씨가 비장애인과는 다르게 장애를 가지고 있고 장애가 있기 때문에 장애 정도에 따라 근무환경 및 근무조건을 따져서 직장을 알아봐야 하는데 K씨가 만족하는 일과 직업을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진 장애인은 재활치료와 훈련을 거쳐 사회에 나가서 자립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장애가 있다 하더라도 장애인마다 하고 싶은 일(물론 이 선택을 할 수 없는 장애인도 있다.)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때론 현실 속에서 직업선택의 자유나 일할 권리를 박탈당하기도 한다.

중도 장애인들은 사고가 나기 전 일했던 곳에서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장애청소년은 직업 적성을 파악하여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받고 다시 직장생활을 재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빈워크는 상담, 교육, 취업알선 등이 유기체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물론 빈워크가 이 모든 것을 다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에 위탁을 하고 전체 운영을 관리하고 책임을 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직업훈련원으로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일산직업훈련원, 삼육재활센터 직업훈련원, 근로복지공단의 안산재활훈련원 등이 있는데 K씨가 하는 얘기로는 이곳을 나와도 집에서 쉬고 있는 장애인들이 많다고 한다.

이것은 공단이나 센터의 잘못이라기보다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 회사나 작업장의 문제이기도 하고 전반적인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장애인을 위한 배려와 지원에 대한 네트워크

1층 목공,3층 카피서비스하는 곳을 둘러보고 스펠 사무총장의 집무실에 오니까 각종 소개책와 자료가 정리가 잘되어 있었고 빈 시장과 연방정부 사회사업 관계자와 찍은 사진들이 벽면에 가득했다.

스펠 사무총장은 연방정부나 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빈워크를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자체 예산으로 충당을 하지만 아무래도 더 많은 장애인에게 직업교육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 만큼 예산이 차지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모든 설명을 다 마치고 스펠 사무총장에게 영화배우 마이클더글라스를 닮았다고 하자, 그는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인기 배우처럼 그의 몸은 늘 바쁘다.

빈워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스펠 사무총장이 열심히 뛰어다닌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고 장애인을 위한 배려와 지원에 대한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취업 알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취업 후에도 장애인과 그의 부모들과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장애인 복지에 대한 지원 및 서비스를 유럽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빈워크처럼 장애인의 적성과 가치를 존중하며 적성에 따른 교육과 다양한 프로그램 및 사업을 통한 일자리를 개발하는 것은 우리로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 까 생각이 든다.

 

임상준 / 푸르메재단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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