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베이커리(くらら ベ-カリ-)


▲ 클라라 베이커리의 모습입니다. 조용한 주택가에 있다 보니 동네 사람들이 마을회관처럼 오가며 빵을 사갑니다. 빵집에서 오시는 노인들에게는 그냥 빵을 드리기도 하고요. 그러면 동네 사람들은 바구니에 과일이며 떡을 들고 와서 이곳에는 늘 먹을 것과 정이 넘친다고 합니다.


지난 2월말 푸르메재단과 큰날개 등 장애인단체 실무자 11명이 일본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일본에서 장애인 운동이 가장 활발하다는 오사카,고베 지역내 장애인시설과 단체를 방문하기위해서 입니다.


작지만 자립적이고 단단하게 운영되고 있는 오사카 자립지원센터와 장애인 일터를 갖춘 클라라 베이커리, 장애인들의 편의용품과 보장구를 만드는 가와무라의지, 60만평의 광활한 대지위에 재활병원 교육시설 캠프장 등 장애인종합 복지타운이 들어선 고베 행복촌 등을 둘러보면서 일본 사회가 이렇게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약자를 배려하는 기업문화


그 중 고베지진의 시련속에서도 지역사회안에 장애인 일터로 주민들의 사랑의 받고 있는 클라라 빵집은 이름만큼이나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클라라 베이커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베이커리는 한국 장애인 자립기관인‘큰날개’가 준비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빵공장과 비슷한 곳입니다.


먼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이해가 조금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회적 기업은 사적인 이익보다는 사업을 계속해 나감으로써 고용을 창출하고 고용창출을 통해 사회적인 역할을 하려는 공적인 성격을 가진 기업이나 가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기업과 다른 특징은 경제적인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과 근로자의 노력에 따라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적 기업은 분명히 많은 점에서 일반 기업과 다르지요.일반 기업이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라면 사회적 기업은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기업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 빵만들기 위해 장애인을 채용하는게 아니라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빵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클라라 베이커리. 이름부터가 이국적인데요, 이 이름은 대표인 이시쿠라 씨의 별명인 ‘쿠라’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쿠라’에 복수형인 ‘라’를 더해서 ‘함께 더불어 지켜나간다’는 뜻입니다.


고베지진에 지친 주민들에게 희망의 빵을


1994년 4월 나가타구에 문을 열었다가, 고베 지진 후 1998년에 현재 장소로 이전했습니다. 고베 지진 후 실의에 빠져 있던 이시쿠라씨에게 '오니시'군이 폐허가 된 빵집을 찾아와 빨리 빵을 만들자고 격려했고 장애인 당사자가 일을 하자는데 실의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반성하며, 지지진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구원의 빵을 나눠주고 일을 시작해 보자는 생각으로 다시 빵을 만들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10여 명이 함께 일하고 있는 빵 공장과 그룹홈이 한 건물안에 안에 있습니다.



▶왼쪽에 계신 분이 대표이신 ‘이시쿠라’씨 입니다. 오른쪽은 고베 지진 후 폐허가 된 빵집에 찾아와 힘이 돼주었던 ‘오니시’ 군 입니다. 이시쿠라씨는 한 시간 동안 우리 방문객을 위해 열심히 설명를 해주었습니다.


클라라 베이커리의 처음 설립 동기를 보면 1969년부터 모임이 시작된 고베 심신장애인의 형제자매 가족회에서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학습회, 놀이 등을 함께하면서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등을 생각하고 첫걸음을 내딛기 시작하였습니다.


15년 전부터 조금씩 형태를 갖추어 가면서, 서로 배우고 일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근거지들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공동작업소, 그룹홈, 고베 지진 직후에는 장애인들의 안부 확인을 하는 구원활동을 펼쳤습니다. 1998년에는 후생성 장관 표창도 받았습니다. 클라라 베이커리는 중복 장애인의 딸을 둔 이시쿠라씨가 대표로 활동을 해왔습니다.


작업장 이외에도 그룹홈과  장애인의 자립생활지원, 회원간 친목도모 등을 활동내용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정부의 지원과 빵 판매 수익금, 기부로 운영되며 현재 6명의 장애인이 고용돼 일하고 있습니다. 노동시간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빵 생산 시간에 맞춰 아침 일찍부터 서로 다르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서로 역할을 정하지 않았지만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분업이 이루어졌고, 교육도 일하면서 체험을 통해 많이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가르치면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직원은 복지사무소, 특수학교, 각종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충원이 된다고 합니다. 임금은 장애연금과 수당을 합해 월 2만 3천엔(19만원)으로 비장애인과의 급여 차이는 없다고 합니다.


이시쿠라씨는 경영상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합니다. 급여는 적지만 이익을 얻기위해서는 빵의 질이 낮아지게 되므로 이익보다는 장애를 가진 자신의 딸을 생각하면서 장애인을 고용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합니다.

클라라 베이커리의 생산과 활동을 보면 이곳에서는 빵만을 생산하고 쿠키나 케익 등은 다른 작업장에서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 오른쪽에 있는 작은 기계가 반죽기계, 왼쪽의 큰 것은 빵을 굽는 오븐입니다.


▲ 장애인이 함께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왼쪽 끝에 모자 쓴 사람이 반죽을 한 뒤 정해진 무게대로 반죽을 나눠주면 각자 잘할 수 있는 일들을 나눠서 한다고 합니다.


만든 빵의 80%는 어린이집, 구청, 시청등에서 주문하고 나머지 20%는지역사회에서 사간다고 합니다. 빵을 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홍보가 중요하다는 대목을 이시쿠라씨는 강조했습니다. 지역 라디오 방송에 광고를 하고 있다는 군요. 그런데 광고비용은 이용자들이 빵을 주문하는 단체나 기관에서 부담하고 각종 행사장이나 이벤트에도 주문을 받으러 다닌다고 합니다.


▲ 모양을 낸 빵은 굽기 전에 이 기계에서 30분 정도 발효시킵니다.


▲ 완성된 빵이 판매를 위해 매장에 전시된 모습입니다. 정말 맛있게 보이지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한달 매출은 평균 60만엔(500만원)이라고 합니다. 정부지원비로 연간 570만엔(4700만원)이 나오는데 이는 직원 인건비로 나간다고 합니다. 2006년 4월부터 제도가 바뀌게 되면 상황이 안 좋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하십니다.


휠체어에 타신 분은 고베 시내에서 생활하면서 지하철로 클라라 베이커리까지 출퇴근을 하는데요 처음에는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없자 항의 해서 엘리베이터를 만들게 했다고 합니다. 이 분이 오실 때 비가오면 동네 사람들이 우산을 씌워주고 안전벨트가 풀렸으면 다시 묶어준다고 하네요. 출근길에 넘어지기라도 하면 주민들이 빵집으로 전화를 하거나 뛰어와서 알려준다고 합니다. 이시쿠라씨는 감사의 선물로 빵을 보내드리구요.


휠체어에 타신 분은 고베 시내에서 생활하면서 지하철로 클라라 베이커리까지 출퇴근을 하는데요 처음에는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없자 항의 해서 엘리베이터를 만들게 했다고 합니다. 이 분이 오실 때 비가오면 동네 사람들이 우산을 씌워주고 안전벨트가 풀렸으면 다시 묶어준다고 하네요. 출근길에 넘어지기라도 하면 주민들이 빵집으로 전화를 하거나 뛰어와서 알려준다고 합니다. 이시쿠라씨는 감사의 선물로 빵을 보내드리구요.


이곳에서 클라라빵집은 재해 당시 고베 시민들에게 지진에 대한 기억이 아주 크게 남아있어서 우리빵집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이런 열매가 맺어져서 노인시설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고 심지어 노인들이 빵집을 찾아와 행사에 쓸 빵을 함께 만들기도 한답니다. 참 보기좋은 광경이지요.


단지 장애인이 만든 물건으로서가 아니라 좋고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초중학교 학생들도 방문해서 직접 빵도 만들어 보고 빵에 대한 아이디어도 받아서 상품개발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시쿠라씨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또다른 가능성을 찾고 싶다고 합니다. 이름은 장애인 작업장이지만 이름에 얽매이지 않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향후 클라라 베이커리의 전망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인수해서 스스로의 자립장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길들을 열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장애인이기때문에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 똑같은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갈 길이 멀지만 한국도 앞으로 앞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신금만(푸르메재단 재무후원담당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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