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과 함께 만드는 마을축제, 문원의 별 헤는 밤

지난 5월 21일, 살랑이는 바람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늦봄 오후. 과천시장애인복지관에서는 ‘문원의 별 헤는 밤’이라는 마을 행사가 열렸습니다. 과천시장애인복지관이 문을 연 2013년부터 매년 늦봄에 과천지역에 있는 주민단체와 동아리가 함께 준비하는 행사입니다.



주민들이 직접 나서 어떤 내용으로 꾸밀지 함께 의논하고 준비해 진행해온지 벌써 햇수로 3년. 이제는 명실상부한 지역축제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두 달 여 전부터 주민모임 ‘과천품앗이’, ‘무지개교육마을’과 함께 기획해 조금은 더디게 진행되었지만 아주 작은 일에도 주민들의 애정과 손길이 묻어있습니다.


행복씨앗은 여러분과 함께 자랍니다


분주하게 주민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습니다. 해질 무렵,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이 친구와 함께 엄마 손 잡고 복지관으로 들어섭니다. 뒤를 이어 퇴근한 직장인들도 이날만큼은 집 대신 복지관으로 향했습니다.




주민들을 처음 맞이하는 코너는 ‘행복씨앗에 물을 주세요!’라는 제목의 포토존이었습니다. 새싹에 물을 주는 것처럼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행복을 키우는 주민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자 한 것입니다.



그 옆에는 동전이 회오리 레이싱을 펼치는 동전 모금함이 주민들을 기다렸습니다. 모금에 참여한 어린이들에게는 선물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동네 아이들의 신나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함께 즐기는 체험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마음을 빼앗기고 나면 어디선가 달콤한 냄새가 발길을 이끌었습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설탕을 녹여 모양을 찍어내는 달고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함께한 주민들과 단체의 숫자만큼 즐거운 체험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시각장애인협회 과천시지회에서 준비한 안마, 과천품앗이에서 준비한 천연비누 만들기, 아름다운가게 서울대공원점에서 준비한 옛날 지하철 티켓을 활용한 책갈피 만들기 등. 주민들은 해지는 줄 모르고 이곳저곳의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착한 소비를 위한 물품판매



매년 ‘문원의 별 헤는 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바자회도 열렸습니다. 부모문화자조모임인 퀼팅맘에서 직접 만든 퀼트공예품, 무지개교육마을에서 준비한 비즈, 과천식생활네트워크에서 준비한 직접 담근 장, 옷과 이용자가 만든 한지공예, 도자기 등 다양한 종류의 물건들이 주민들의 손길로 준비되었습니다. 판매금액은 지역의 장애인을 위해 기부되어 더욱 뜻 깊었습니다. 정성으로 준비한 사람들도 좋은 물건을 구입한 사람들도 즐거운 미소가 얼굴에 가득했습니다.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한 먹거리 장터



축제에 빠질 수 없는 먹거리도 다양했습니다. 한 살림 과천지부에서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음식, 바오밥나무에서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 문원동새마을 부녀회에서 각종 분식, 과천품앗이에서 수제 에이드를 판매했습니다.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 수익금이 기부되는 신나는 먹거리 장터는 단연 인기였습니다.


문원의 별이 빛나는 밤에



재능 있는 주민들이 직접 꾸미는 문화공연은 밤이 깊을수록 더욱 열기를 더해갔습니다. ‘위대한 건축가 무무’ 김리라 동화작가와의 만남, 중등무지개학교에서 신나는 바투카다, 기무사령부 장병밴드, 아카펠라 그룹인 울타리강낭콩, 무지개교육마을에서 우쿨렐레, 사랑과 하모니에서 기타연주를 선보였습니다. 마지막 무대는 경기소리전수관에서 관중들과 함께 싸이의 챔피언에 맞춰 신나게 꾸몄습니다. 흐르는 음악에 하나가 되는 흥겨운 공연이었습니다.



씨앗은 혼자 힘으로는 자랄 수 없습니다. 물과 햇빛, 질 좋은 토양 그리고 사랑으로 키우는 정성이 필요합니다. 과천시장애인복지관이 주민들과 함께 키워나가고자 하는 ‘행복씨앗’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지역주민이 한마음 한 뜻으로 마을에서 함께 어우러질 때 우리의 행복도 한 뼘 더 자라날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서 지역 내 장애인들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 수 있겠지요.


‘함께’의 가치를 공감하는 마을 주민 300여 명과 함께한 ‘문원의 별 헤는 밤’. 주민이 주인이 되어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 동네의 매일 매일도 ‘별 헤는 밤’과 같기를 바라봅니다. 함께여서 참 행복했습니다.

*글, 사진= 탁진경 사회복지사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서비스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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