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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싣고 떠나는 낭만 기차여행

[5월 특집] 가정의 달에 만나는 ‘가족’ + 여행 이야기

 

 

기차여행은 낭만을 부릅니다. 덜컹거리는 기차에 몸을 맡긴 채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먹는 도시락은 그 어디서 먹는 것보다 맛있습니다. 게다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곤 합니다.

하지만 표를 예매하고 기차에 타거나 내려 해당 여행지까지 도착하는 일련의 과정조차 ‘교통약자’에게는 버겁기만 합니다. 비장애인에게는 설레기만 할 이러한 여행의 과정도 장애인에게는 하나씩 부딪쳐 넘어야 하는 험난한 장애물 경주일 수 있습니다.


▲ 지난 5월 12일부터 휠체어 좌석을 비롯한 장애인 편의시설을 구비한 ITX-새마을호가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찬란한 5월, 낭만적인 기차여행에 도전해 보는 건 무리일까요?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모두 쾌적한 기차여행길, 푸르메재단이 안내합니다.

기차에 휠체어를 싣고

지난 5월 12일, 새마을호를 대체하는 ITX-새마을호가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휠체어 장애인은 새마을호를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휠체어 좌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요금이 비싼 KTX나 리프트가 부실해 휠체어 진입이 어려운 무궁화호를 선택해야 했던 장애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장애인 마크가 그려진 4호기 안에는 전동휠체어와 수동휠체어 4좌석이 탑승할 수 있습니다(왼쪽).
넓은 규모의 장애인 화장실(오른쪽).

ITX-새마을호는 전동휠체어 좌석, 수동휠체어 좌석, 장애인화장실, 휠체어 고정밸트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장애인 마크가 그려진 4호차에 탑승하면 됩니다. 전동휠체어는 13A, 14B, 수동휠체어는 12A, 13B 총 4좌석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좌석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휠체어 장애인들끼리의 단체 여행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예매부터 탑승까지

기차표는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 모바일 어플, 해당 역에서 구매하면 됩니다. 역에서는 휠체어 눈높이에 맞춘 ‘장애인 우선 발매’ 창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열차가 있는 곳까지 어떻게 내려가야 하는지 문의하니 열차 출발 30분~1시간 전에 창구나 안내데스크 그리고 고객센터(1544-7788)를 통해 ‘교통약자도우미서비스’를 신청하면 직원이 동행한다고 합니다.


▲ 장애인, 노약자 등 교통약자를 위한 우선 발매 창구

휠체어 장애인과 보호자가 앉을 자리가 있는지 두리번거려 보지만 거의 비어 있는 경우가 없는 역사 안. ‘교통약자도우미서비스’ 신청자들은 고객지원실에 가서 숨을 고를 수 있습니다. 물론 승강장까지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도 있습니다. 아, 열차가 왔습니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리프트를 이용해 무사히 탑승합니다.

서울역에서 탈 수 있는 경부선(서울~부산)과 호남선(대전~목포)은 5월 12일부터 운행되고 전라선(익산~여수)은 용산역에서 6월 1일부터 운행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용산역에서 출발해 천안, 대천, 광천, 서천을 거쳐 장항으로 가는 열차는 운행되지 않아 불편함은 남아 있습니다.

ITX-새마을호로 전국을 무장애로 누비다

열차에 몸을 실었으니 목적지로 출발합니다. 이번 기차여행에서는 경부선, 호남선, 전라선이 닿는 지역 중 각 한 곳씩을 가볼까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마음에 여유 한 칸 마련할 수 있는 여행지를 추천합니다. 푸르메재단이 소개하는 여행지들의 공통분모를 꼽는다면, 여행에서 겪게 되는 불편함을 최소화한 ‘무장애 여행지’라고 할까요?

✈ 세계문화유산 성곽길을 따라 역사문화를 느끼는 수원에 가면

 

 

▲ 휠체어로 다양한 역사유적 탐방과 체험이 가능한 수원화성

경기도 수원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을 거닐어 봅니다. 1795년 다산 정약용의 설계로 지어진 수원화성은 조선시대 최고의 성곽기술과 예술적 가치가 녹아 있고 전 세계 군사건축물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곳입니다. 성곽을 따라 넓게 퍼져 있는 평지는 휠체어로 접근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고 곳곳에 장애인 화장실(화서문, 북포루, 장안문, 화홍문, 연무대, 창룡문, 봉돈. 총 7개)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활쏘기 체험이나 화성 주변을 한바퀴 도는 화성열차(장애인 50% 할인)도 탑승 가능합니다. 화서문에서 장안문까지의 산책로는 이동하기에 편리하나 연무대에서 창룡문까지는 성곽 바로 옆길에 경사로가 가팔라 주의해야 합니다.

수원화성을 보다 깊이있게 알고 싶다면 수원화성박물관을 추천합니다. 화성의 축성 과정과 다양한 문화가 전시된 곳. 1층에 위치한 뮤지업샵과 카페, 어린이체험관은 문턱이 없어 쉽게 접근이 가능합니다. 유모차와 휠체어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고 장애인 화장실(1층 매포소 건너편)과 전용주차구역 또한 마련되어 있습니다.

 – 가는길 : 경부선 서울역 출발, 수원역 도착
<수원화성> 수원역 북측에서 11번, 13번 저상버스 이용 화성행궁 하차/수원역 건너편에서 60번, 660번 저상버스 이용 화성행궁/장안문 하차
<수원화성박물관> 수원역 북측에서 11번, 13번 타고 화성행궁 하차/수원역 건너
편에서 박물관 하차
– 문  의 : 수원화성 031-251-4435, 수원문화관광 tour.suwon.go.kr (연중무휴)
수원화성박물관  031-228-4205, 수원화성박물관 hsmuseum.suwon.ne.kr (매월 첫째 월요일 휴관)

✈ 공룡과 만나는 생태계의 주요 보루 계룡에 가면

백두대간 가운데 영험하기로 소문난 계룡산이 있는 충청남도 계룡. 계룡산국립공원은 28개의 봉우리와 갑사 계곡, 동학사 계곡에는 구렁이, 수달, 담비 등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이 생태계를 이룹니다. 봄에는 동학사 진입로변이 벚꽃터널로 장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신원사, 수통골, 동학사, 갑사 등 다양한 탐방로 중에서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에게는 무장애 코스인 수통골 코스(약 1km)가 적합합니다. 공원 안에 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매표소에서 동학사까지는 길이 포장되어 있어 자연경관을 두루 살피며 이동이 가능하지만 다소 경사가 있는 구간이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 휠체어 장애인의 편안한 관람이 가능한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의 홈페이지

공룡을 만나고 싶다면 국내 최대 규모의 계룡사자연사박물관을 추천합니다. <공룡의세계>, <생명의 땅, 지구>, <자연과 인간>등 다양한 주제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 입구에는 계단과 별도로 경사로가 있고 1~3층까지 엘리베이터가 운행되어 휠체어 장애인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화장실도 물론 있습니다.

– 가는길 : 호남선 용산역 출발, 계룡역 도착 장애인 콜택시 이용(www.djcall.or.kr,
1588-1688, 하루 전에 예약 가능, 연중무휴)
– 문   의 :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 042-825-3002, gyeryong.knps.or.kr (연중무휴)
계룡산자연사박물관 042-824-4055, www.krnamu.or.kr (매주 월요일 휴관)

✈ 드넓은 갈대밭과 갯벌을 품은 생태수도 순천에 가면 


▲ 대표적인 무장애 여행지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전라남도 순천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선사합니다. 갈대밭, 갯벌, 녹차밭이 펼쳐지고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푸른 자연 속에 묻혀 뒹굴고픈 마음이 앞서는 곳. 또 전라선과 경전선 철도가 만나고 호남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가 만나는 교통의 요지이기도 합니다. 수도권에서 출발하면 꼬박 한나절이 걸리니 여유있게 출발하길 권합니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대표적인 무장애 여행지입니다. 주차장,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 전용시설을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또 순천만 갈대밭은 평지에 나무 데크로가 있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공원 입구에서 수동휠체어와 유모차를 대여해주고 산책로가 시작되고 끝나는 지점에 장애인용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용산전망대를 오르는 언덕은 휠체어를 뒤에서 밀어서 가야 할 정도로 가파른 편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순천만의 생태자원 관람과 체험이 가능한 순천만자연생태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조류와 자연경관을 관람할 수 있는 순천만 천문대, 자연의소리 체험관 모두 문턱 없는 입구에 엘리베이터와 장애인용 화장실이 있어 편안한 관람이 가능합니다.

– 가는길 : 전라선 용산역 출발(6월 이후 개통), 순천역 도착 67번 저상버스 이용 200m 거리
– 문   의 : 순천만자연생태공원 061-749-4007, www.suncheonbay.go.kr (월요일 휴관)

기차를 넘어 버스와 비행기까지, 장애인의 자유로운 여행을 꿈꾸며

아직은 장애인 이동권이 개선되는 속도가 더디지만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여행의 설렘만은 동일하지 않을까요. 장애인 모두가 자유로이 떠날 수 있는 그날을 향해 씩씩하게 달려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글= 정담빈 간사 (홍보사업팀)
*참고= 함께하는 여행 access.visitkorea.or.kr,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기차타고 떠나는 낭만여행> (랜덤하우스, 2011)
*사진= 정담빈 간사 (홍보사업팀),
access.visitkorea.or.kr,
www.krnamu.or.kr,
www.suncheonba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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