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이해축제' - 우리동네에서 장애랑 놀자~

아이들이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앞을 지나며 자기들끼리 이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저기는 도대체 뭐하는 곳이지?”

“왜 이런 게 우리 동네에 있는 거야?”

“저기는 장애인만 들어갈 수 있나?”


과천시장애인복지관은 늘 주민에게 열려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장애인 복지관과 장애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장애란 뭘까? 장애인 복지관과 단체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일까?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주민들에게 잘 알려내지? 이런 고민을 시작으로 장애이해축제를 준비하였습니다.


장애이해축제에서는 과천시장애인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 분들과 복지관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만날 수 있습니다. 복지관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지역에 함께 살고 있는 장애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고, 듣고, 만나며 서로를 알고 이해하는 시간입니다.


장애이해축제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장애를 체험하는 어린이들. 장애어린이와 비장애어린이가 함께 할 수 있는 무장애놀이터에서 보조기구를 활용해 놀이를 즐기는 모습.
장애이해축제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장애를 체험하는 어린이들. 장애어린이와 비장애어린이가 함께 할 수 있는 무장애놀이터에서 보조기구를 활용해 놀이를 즐기는 모습.

지난 4월 16일, 제 34회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여 장애이해축제가 열렸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전체가 들썩들썩 할 정도로 2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앞마당에 모였습니다. 체험지도를 한 장씩 손에 쥔 아이들은 복지관 이 곳 저 곳을 돌며 과천시장애인복지관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았습니다. 장애인 당사자들을 만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으며, 사회복지사와 치료사들도 만나 장애에 대해 배우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패럴림픽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경험해보기도 하고, 물속에서 직접 진행되는 수중재활운동과 기구를 이용해 심리운동도 체험해 보았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활동들은 특정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한 어린이의 참가 소감이 마음을 울렸습니다. “장애인도 운동을 즐길 수 있는지 몰랐어요. 방법은 다르지만 즐거운 건 똑 같아요. 이런 운동을 진작 알았으면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같이 놀 수 있는 방법을 더 생각해봤을 것 같아요.”


물속이라 더욱 특별했던 수중재활운동(왼쪽)과 휠체어를 타고 농구 경기(오른쪽)를 하며 장애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속이라 더욱 특별했던 수중재활운동(왼쪽)과 휠체어를 타고 농구 경기(오른쪽)를 하며 장애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보조기구를 활용한 무장애놀이터도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기립기에 앉아 아이들과 젠가를 하거나 녹내장‧백내장 안경을 착용하고 탁구 시합을 하기도 했습니다. 노화에 따른 신체적 제한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생애체험복을 입고 다양한 놀이 활동도 참여해 보았습니다. 장애체험을 통해 장애의 불편함을 넘어 장애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각종 보조기구를 활용해 다양한 장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무장애놀이터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키웠습니다.
각종 보조기구를 활용해 다양한 장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무장애놀이터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키웠습니다.

1층 나무그늘카페에서는 직업훈련생들이 커피찌꺼기를 활용하여 부엉이 만들기를 진행해 주었습니다. 서툴지만 아이들에게 정성껏 알려주는 모습을 보니 참 고마웠습니다. 주간보호센터에서는 장애인식개선 문구를 담은 화분 만들기를 진행하였고, 지역의 어려운 분들을 도와 줄 저금통도 만들었습니다.


컴퓨터보조기구를 활용한 컴퓨터 교육도 진행되었습니다. 생소한 보조기구를 만져보며, 장애는 나의 상태와 환경이 맞지 않는 상태에 생기는 것이며 그 것을 잘 맞게 해 줄 때 장애는 장애가 되지 않음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인형극단인 ‘모두랑 인형극단’의 공연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았습니다. ‘새 친구 세모돌이’를 통해 나와 다른 모습을 가진 친구라도 그 차이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함을 알려주었습니다.


다름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 장애인식개선 인형극 ‘새 친구 세모돌이’.
다름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 장애인식개선 인형극 ‘새 친구 세모돌이’.

이번 축제에 장애인 당사자 단체인 농아인협회와 시각장애인연합회,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울림터도 함께 해주었습니다. 장애인 당사자의 삶을 다양한 체험과 이야기로 풀어주었고,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에 대해서도 알려주었습니다. 이러한 만남은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자립생활센터가 함께 한 ‘사람책’ 시간에서는 중증장애인이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왼쪽), 농아인협회는 친숙한 물건들을 수화로 알아보는 ‘수화마트’를 진행했습니다.(오른쪽)
자립생활센터가 함께 한 ‘사람책’ 시간에서는 중증장애인이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왼쪽), 농아인협회는 친숙한 물건들을 수화로 알아보는 ‘수화마트’를 진행했습니다.(오른쪽)

장애이해축제는 오후 4시가 되어서야 마무리 되었습니다. 축제를 끝내고 이런 말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마을이 학교다.’ 과천시장애인복지관도 하나의 지역사회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사회에는 함께 사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주민들이 장애에 대해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일, 장애인도 살 만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일, 이웃과 인정이 흐르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일.’ 할 일이 많이 있는데 아직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가한 214명의 아이들에게 오늘의 경험이 함께 사는 즐거움을 느끼는 행복씨앗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도움을 준 삼성SDS 임직원들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글= 이명희 사회복지사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지역복지팀)

*사진= 박태호 님 (과천시장애인복지관 재능기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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