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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눈과 팔이 되어 함께 달리는 마라톤

3월 18일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2만 5000여 명이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 세종로 근처로 모여들었습니다. 3도 정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2년 월드컵을 방불케 할만한 인파가 모였는데,
바로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 참가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서울국제마라톤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국제’칭호를 받은 마라톤이란 걸 아시나요?
공인된 국제대회라는 칭호에 걸맞게 외국인 선수들도 많았고 이봉주 씨 등 월드스타들도 참가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주목받은 사람들이 시각장애인마라토너였답니다.

마라톤 역주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면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제가 이 분들을 만나기위해 새벽 6시 일어난 것을 힘들어했는데 이 분들은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새벽 4시부터 준비했다고 합니다.

왼쪽에 계시는 분이 시각장애인 마라톤 협회 부회장을 맡고 계신 장호선 마라토너입니다. 자주 눈에약을 집어넣으시면서 준비하고 계시더군요. 나중에 알아보니 이번에도 역시 42.195Km 완주하셨다는 기쁜 소식! 옆에 계시는 분은 도우미로 참가하신 윤혜응 씨입니다. Seoul Fun Run을 줄여 SFR이라는 이름의 동호회에 계신다네요.

가운데 파란 옷 입은 사람이 바로 차승우 씨입니다. 푸르메재단의 홍보 마라토너이지요.

이번에도 푸르메재단 티를 입고 달려주셨구요. 몸이 조금 안좋으셔서 좋은 기록은 얻지 못하셨다네요.
자세히 보시면 도우미 분과 함께 각자 팔에 끈을 묶고 달리시는데요.
장애인 분들의 눈이 되어주시는 모습을 보며 작은 기적을 느낄 수가 있었답니다.

시각장애인 마라톤 협회에서 약 20명 참여했는데 오늘 완주는 몇 명이나 하셨을까요?

솔직히 상상도 못했는데 전원이 다 완주를 하셨다고 합니다. 가장 빨리 들어오신 분은 3시간 23분에 주파했고 세 분이나 4시간 이내에 들어오셨다고 하더라구요.

42km를 달리는 것도 정말 대단한데 3시간 반에 완주를 하다니요.사실 오늘 시각장애인 분들을 보면서 느낀 건,시각장애 때문에 못 달릴 것도 없고, 시각장애 때문에 달리는 것도 아니라는 거였습니다.그냥 달리고 싶어서 달리는 것일 뿐, 달리는 것 자체가 기쁨일 뿐, 장애가 마라톤을 즐기는 데 있어서 큰 걸림돌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마라톤이 하나의 축제가 된 것 같습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쭈꾸미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 쭈꾸미 모양의 모자를 쓰고 나오신 분, 여장을 하고 나오신 아저씨들 등 참가에 의의를 두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4월 21일 희망의 자선 마라톤을 기대해 봅니다. 진정한 축제의 장이 될 수 있겠지요. 오늘 마라톤에 비해 조금 아마추어적일지 몰라도 더 많은 장애인들이 참여하고 장애를 넘어서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될 테니깐요.

4월 푸르메가 준비하는 마라톤을 기대하면서, 37살의 노령(?)을 극복하고 1위의 영예를 안은 ‘봉달이’ 이봉주 씨께 박수를 보냅니다!

아래는 마라톤 사진들 몇 가지입니다.

꼭 시위하는 것 같습니다. 87년의 광화문 거리가 이랬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묘한 흥분과 피가 뜨거워지는 느낌.

청계천 거리를 달리는 엘리트 조의 선수들입니다. 뒤에 말이 달리는 사진이 보이시나요? 앞쪽 선수들이 말을 앞지르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추운지 비닐봉지를 입고 있는데요, 어제 꽤 추워서 전 외투를 입고도 떨었답니다.
반바지, 반팔의 준마같은 선수들, 멋집니다! 그런데 파란불이면 멈춰야 되는것 아닐까요?

광화문거리에 차가 없었답니다. 맑은 하늘과 쭉 뻗은 도로, 그리고 달리는 사람들.
올 봄 걷기, 달리기를 통해 건강을 찾아봅시다.

<글,사진/ 성용욱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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