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아요! 캠페인] 박근혜,고난을 벗삼아 진실을 등대삼아




"저울에다 보람과 고통을 올려놓고 저울질 할 때, 나의 저울에선 보람이 고통을 상쇄하지 못한다. 그러나 운명 앞에서는 한없이 속절없는 것이 또한 인간이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나는 목적을 향해 끝까지 나아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운명이 지워준 책임과 사명을 다 하지 않고 외면할 땐 더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1989년 11월 3일 박근혜의 일기장)


제가 걸어온 삶은 다른 사람들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저는 대학시절만 해도 전자공학 분야에 종사하는 산업역군이 되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2살 나이에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제 인생의 행로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어머니가 남기고 가신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면서 제 개인의 꿈과 소망은 접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 되지 않아 아버지마저 또 그렇게 보내드려야 했습니다.


20대 나이에 부모님을 모두 총탄에 잃어버리고 저와 동생들은 절망의 끝에서 충격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저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은 아버지를 곁에서 모시던 분들이 하나 둘씩 떠나가고, 정치적인 이유로 부모님이 온갖 매도를 당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에게 남겨진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숨쉬는 것조차 힘이 들었고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가족끼리 손을 잡고 나들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 하는 생각이 너무나 간절했습니다.


제가 그 고통을 이겨내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 시간은 한마디로 제 자신과 끊임없는 대화를 하면서 제 자신과 싸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동서양의 고전을 읽고, 명상을 하고, 매일 일기를 쓰고, 저를 돌아보면서 마음의 중심을 잡아갔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저는 그 전에는 몰랐던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인생이란 다른 사람과의 싸움이 아니라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고, 그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스스로 중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재산이나 명예, 권력도 결국 한 순간 사라지는 한줌 재에 불과할 뿐이고, 올바르게 사는 인생이야말로 가장 가치있는 삶이라는 평범하면서 소중한 진리를 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제 삶에서 고난은 오히려 저를 격려하는 벗이 되었고, 진실은 저의 길을 밝히는 등대가 되었습니다.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는 다른 데서도 찾아왔습니다. 바로 사람이었습니다. 시장의 할머니,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 거리에서 만나는 평범한 이웃들이 저의 손을 잡고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그 분들의 진정어린 사랑과 격려가 있었기에 삶의 저울에서 고통이 보람보다 훨씬 크다고 해도 그 고통을 이겨낼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이웃과 국민들은 저에게 새로운 가족, 더 큰 가족이었습니다.


시냇물은 돌이 있을 때 노래하며 흐른다고 합니다. 우리 삶도 고통의 돌이 있을 때 노래가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고통의 과정이 있었기에 새로운 삶의 가치를 마음속 깊이 뿌리내릴 수 있었고, 국민이라는 소중한 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 때 피습을 당하고 난 후에는 이런 생각이 더 뚜렷해졌습니다. 죽을 고비를 아슬아슬하게 넘기면서 그 때부터 제게 주어진 삶은 ‘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살라고 ‘덤’으로 주어진 인생인데, 지금 저에게 오는 시련이나 고통들은 차라리 가벼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절망의 순간에 있고 포기를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러나 정말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오히려 새로운 희망은 다가옵니다.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라는 시를 보십시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봄의 소쩍새 울음소리, 여름의 천둥소리, 가을의 무서리가 필요합니다.


저는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오늘 처한 현실이 어렵고 고통스럽더라도 인생의 꽃을 피우기 위한 진통의 과정이라고 받아들인다면 고통 속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포기하기보다는 ‘운명이 나에게 준 사명과 책임’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작든 크든, 무겁든 가볍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한다면 포기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고난을 벗삼고 진실을 등대 삼는다면 인생의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박근혜 한나라당 前대표


성심여고와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중국문화대학교에서 문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1974년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자 22세의 나이로 5년 동안 영부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 후 육영재단 이사장, 한국문화재단 이사장, 한국미래연합 대표를 역임했다. 제15대 때 국회의원으로 등원해 2003년 12월,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하자 2004년 3월 대표로 취임, 2006년 6월까지 한나라당을 이끌었다. 현재 17대 국회의원으로 재직중이며 지난해 10월 1일,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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