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론 강원래씨, 감동의 강연회 [노컷뉴스]

쿵따리 사바라 아직도 제가 가장 잘 불러요"

클론 강원래씨, 한국외대 초청 강연회, 감동의 강연회

“많은 꿈을 가졌고, 많은 꿈을 이뤘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얻은 장래를 극복하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클론의 강원래(36, 사진)씨가 4일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강당에서 열린 “강원래의 꿈과 희망”이라는 주제의 초청강연회에서 특유의 말솜씨로 청중을 사로잡으며 큰 감동을 줬다.

"저보다 쿵따리 사바라 잘부를 사람 있을까요?"

교수, 교직원 및 학생들이 운집한 가운데 시작된 이날 강연회에서 강 씨는 “저 굉장히 놀았습니다.”라는 말로 이야기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학창시절과 오랜 무명시절, 그리고 최정상의 가수에서 장애를 겪고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강 씨는 구준엽(36)과 함께 80년대 후반 ‘댄스 페스티벌’이라는 댄스경연대회에서 우승을 한 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이수만 씨의 권유로 89년 ‘현진영과 와와’를 결성한 것이 가요계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엄밀하게 따지면 SM의 1호 가수는 ‘현진영과 와와’”라며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클론 시절을 회상하던 그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클론)가 가창력이 없다고 비판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우리만큼 ‘쿵다리 사바라’를 잘 부르는 사람은 없다고 지금도 자신한다.”며 이 노래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강 씨는 “정말 한강에서 뛰어내릴 생각까지 했을 정도”라며 지난 2000년 11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얻은 일과 관련해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밝혔다.

특히 "재활병원에서 생활은 정말 고통스러웠다"고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한강에서 한때 자살 생각, 장애에 예외없다" 청중들 깊은 감동

그는 “나는 절대로 흑인이 될 수 없고, 여자도 될 수 없지만, 오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될 수는 있다.”고 말한 한 백인 칼럼니스트의 말을 인용하며, “선천적장애인 10%,에 불과하다. 누구나 장애자가 될 수 있다.” 말해 청중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선천성 진행형’ 장애로 인해 지금까지 휠체어에 의지하며 생활하고 있다는 김형오(26)씨는 “중도장애를 당하면 부정, 분노, 좌절, 수용의 4단계를 거친다는 강원래씨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며 “인생의 달콤함을 맛본 사람은 장애시 재기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깬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강연회에 참석했던 이수정(21)씨는 “사람들 앞에서 하기 어려운 사적인 이야기도 솔직하게 말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며 강씨의 솔직함에 박수를 보냈다.

한편 강연회에는 노을의 멤버인 나성호(24)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외대 학생(노어과)이기도 한 나씨는 “강원래 선배님에게서 ‘에너지’가 느껴졌다.”며 “같은 가수로서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고, 특히 강연회를 통해 장애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히 변할 것 같다.”고 강연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청해서 강원래씨의 휠체어를 끌어주는 등 가요계 후배로서 선배대접을 톡톡히 하기도.

강원래씨는 강연을 “안녕하십니까? 클론의 강원래입니다.”로 시작해 “감사합니다. 클론의 강원래였습니다.”로 마쳤다. 그만큼 클론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것.
"금명간 새앨범, 장애인에 무관심한 사회에 대한 불만 노래로 얘기할 것"

올해나 내년쯤 클론의 새 앨범이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앨범에는 다소 폭력적인 노래가 많을 것”이라는 강씨는 장애인들에게 무심한 사회에 대한 불만을 노래로 분출하려는 듯 보였다.

강연을 마치면서 강씨는 “(김)송이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라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가장 큰 희망이자 목표”라고 밝혔다.

강연회 내내 그에게서 ‘장애인 강원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열심히 살아가는 ‘인간 강원래’의 의지만이 발견될 뿐이었다.
김찬욱 인턴기자(chaoo8@naver.com)/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