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다리 잃고 10억 기부 [MBC] 2006-05-30

다리 잃고 10억 기부

[MBC TV 2006-05-30 21:00]

[뉴스데스크]

● 앵커: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여성이 8년 소송 끝에 받은 보상금 10억을 재활전문병원을 짓는 데 써달라며 기부했습니다.

장준성 기자입니다.

● 기자: 8년 전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40살 황혜경 씨.

장애의 고통 못지않게 가족들에게 짐이 된다는 안타까움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 황혜경(40세, 8년 전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 절단): 우리 딸이 그때는 5살 그랬는데 번쩍 안아줄 수 없다는 게 가슴이 아팠어요.

이제 애를 번쩍 안아줄 수 없겠구나, 그냥 끌어 안아줄 수는 있는데...

● 기자: 가족과 영국 여행을 하다 영국인의 차량에 치여 왼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고 소뇌도 크게 다쳤습니다.

남편과 함께 재활치료에 들어갔고 8년에 걸친 힘겨운 법정투쟁 끝에 지난 8일 영국 가해자측으로부터 100만파운드, 우리 돈 18억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절반이 넘는 10억원을 재활전문병원을 짓는 데 써달라며 기부했습니다.

● 황혜경(40세, 8년 전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 절단): 외국에서 다쳤으니까 많이 받는 거니까 나의 뜻이 아니니까 제 돈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 기자: 전혀 고민도 안 하시고...

● 기자: 황 씨의 변호사들도 감동을 받아 수임료 1억원을 재활병원 건립에 써달라며 황 씨에게 돌려줬습니다.

● 백경학(42세, 황혜경 씨 남편): 수만명, 수천명의 다리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을 위한 작은 다리가 돼 줄 수 있다고 하면 또 이 사람이 기부함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다면...

● 기자: 작은 다리가 되고 싶다는 황 씨의 아름다운 기부는 크나큰 감동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MBC뉴스 장준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