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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보상금 9억기부 황혜경씨 [경향신문] 2006-05-30

보상금 9억기부 황혜경씨 ‘재활 희망’ 천사

입력: 2006년 05월 30일 18:13:03

30일 아침 서울 청진동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황혜경씨가 30일 피해보상금으로 받은 50만파운드(약 9억원)를 푸르메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푸르메재단 제공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여성이 장애인 재활전문병원 건립에 써달라며 피해보상금의 절반인 50만파운드(약 9억원)를 비영리공익재단인 푸르메재단에 기부한 것이다.

주인공은 전직 공무원 황혜경씨(40).

황씨는 지난 1996년 해외연수에 나선 남편 백경학씨(42)를 따라 독일에 갔다. 1998년 귀국을 앞두고 떠난 영국 여행에서 불의의 자동차 사고를 당했다. 자동차 트렁크에서 물건을 꺼내던 황씨를, 두통약을 과다복용해 의식을 잃은 운전자가 들이받은 것.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황씨는 이 사고로 두 달 반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고 세번에 걸친 대수술 끝에 왼쪽 다리를 절단해야만 했다.

황씨는 한쪽 다리는 잃었지만 삶의 의지와 희망까지 버리진 않았다. 꾸준한 재활치료로 사고 당시의 악몽과 후유증을 극복해냈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도 되찾았다.

국내 재활병원의 열악한 시설과 환경에 충격을 받은 황씨는 남편 백씨와 함께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된 환자들의 재활을 돕는 푸르메재단 설립을 주도했다. 백씨는 현재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로 활동중이다.

황씨는 가해자측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우선피해보상금 1억원을 지난해 초 푸르메재단에 기부했다. 그리고 8년간 소송을 통해 받은 보상금의 절반인 9억여원도 미련없이 내놓았다.

황씨는 “재활치료는 끝이 없는 힘겨운 싸움”이라며 “많은 이들이 도움을 받아 재활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푸르메재단은 황씨의 기부금 10억원을 종잣돈으로 삼아 ‘황혜경 기금’을 조성, 민간 재활전문병원 건립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