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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푸르메(장애인 재활법인)’에 보통사람들 ‘십시일반’ 행렬 [문화일보]

‘푸르메(장애인 재활법인)’에 보통사람들 ‘십시일반’ 행렬

‘英서 교통사고 장애’ 황혜경씨 보상금 10억 기부 계기 된듯


“마음은 워런 버핏만큼 ‘부자’랍니다.”

장애와 질병, 가난을 경험하거나 목격해온 시민들이 여유롭지 않은 형편에서도 비영리 푸르메재단(대표 강지원 변호사)에 기부금을 잇달아 전달하고 있어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전 재산의 85%인 370억달러를 빌 게이츠 자선재단에 기부한 워런 버핏(75·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만큼 마음이 행복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장애인재활법인 푸르메재단에 기부금이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부터. 영국에서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황혜경(여·41)씨가 8년 소송 끝에 받은 피해보상금 10억원을 재단에 기부금으로 내놓은 소식이 알려진 뒤였다.

강지훈(30·사진)씨는 6일 푸르메재단에 1000만원을 내놓았다. 지난 200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과정 재학중에 실험실 폭발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강씨가 지난 4월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의 ‘장애극복상’을 수상하면서 받은 상금을 모두 기부한 것. 강씨는 7일 “장애환자들이 치료를 받게될 재활병원의 병상을 몇 개라도 더 놓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부를 했다”고 말했다. 강씨가 다니는 회사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측도 이날 100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

전북 전주에 사는 김모(여·45)씨는 “뇌졸중을 앓고 계신 친정 어머니를 가슴 아프게 지켜봐오다 어머니 이름으로 기부를 하게 됐다”며 100만원을 기부했다. 소은영(15·북인천여중 3년)양은 매달 5000원씩 기부를 하고 있다. 할어버지가 지난해 폐암으로 병원에 입원한 것을 계기로,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를 가진 환자들이 열악한 치료환경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용돈을 쪼개서 기부를 하기로 마음먹게 됐다고 밝혔다. 정모(여·32)씨는 최근 백혈병으로 사망한 둘째딸의 병원측 피해보상금 중 적지 않은 액수를 기부했다.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주는 단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 강동구청 직원 103명은 매월 1000~1만원씩 정기 기부를 하기로 했으며 경기 고양시 일산구 성석동 푸르메마을 12가구도 최근 정기적인 기부를 약속했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이사는 “사랑하는 가족의 이름으로, 주위의 어려운 사람을 돌보려는 이웃의 이름으로 따듯한 정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기부문화가 차츰 뿌리를 내리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박수균기자 freewi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