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포기했던 '오복'을 선물합니다"

"포기했던 '오복'을 선물합니다"

 

저렴한 장애인 전문치과 '푸르메 나눔치과' 개설
2007-07-18 오후 2:42:28

돈이 없어서, 혹은 2~3층에 있는 치과를 이용하기 어려워 번번히 치료를 포기해야 했던 장애인들을 위한 치과가 개설됐다.

국내 최초로 여는 민간 상설 장애인 전문치과인 '푸르메 나눔치과'(서울 종로구 신교동 위치)는 18일 오전 개원식을 갖고 이날 오후부터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했다.

 

"2만 명 치과의사 모두 필요성 느끼고 있을 것"

재활전문병원 설립을 추진하는 비영리법인 푸르메재단이 세운 '나눔치과'에서는 저소득 중증장애인들이 치과 치료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진료를 맡게 되는 의료진 10명은 모두 자원봉사로 참여한다. 이에 따라 일반 치과의원에 비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진료비를 대폭 낮췄다. 또 기업후원을 통해 크라운과 틀니 등 보철기구와 임플란트를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 ⓒ푸르메 나눔치과

일반 치과에서 장애인 치료가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였던 이동 문제도 대폭 개선했다. 진료실을 1층에 마련해 휠체어 이동을 쉽게 했으며 지역 및 재단을 통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이동 및 조무서비스 체계를 갖췄다.

나눔치과 원장을 맡은 장경수 서울 수치과 의원 원장은 "한국에 있는 2만 명의 치과의사들은 모두 장애인치과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꼭 필요하지만 너무 부족한 시설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나눔치과에 참여하는 의료진들은 모두 개업의 또는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의들이다. 장경수 원장은 "일주일에 한두차례 자기 시간을 할애해 이렇게 자원봉사를 하는 건 치과의사 입장에서는 어려울게 없는 문제"라며 "오히려 나눔치과에서 일하면서 더욱 마음이 풍요로워질 듯 하다"고 밝혔다.

푸르메재단의 백경학 상임이사는 "재활병원 설립을 추진하는 재단을 지켜보던 많은 이들이 장애인들의 고충 중 하나가 아픈 몸에 더해 치과 진료가 어렵다는 점이라고 알려주셨다"며 "장애를 가진 분들이 치과 진료를 받아 음식을 잘 먹고 보다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나눔치과 이용을 원하는 이들은 푸르메 나눔치과 홈페이지(www.purmee.org) 또는 전화(02-735-0075)를 통해 예약할 수 있으며 의료보험증 및 복지카드, 저소득 장애인 확인서류 등을 지침하고 오면 된다.

진료는 월-금 오전 9:30~오후 12:30, 오후 14:30~18:00

 

나눔치과 '100인 후원회'

장애인들의 치과 치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자원봉사 및 후원 체계를 마련한 나눔치과에서는 장애인들의 부담을 보다 많이 덜어주기 위해 '100인 후원회'를 추진 중이다.

나눔치과 측은 "치과 이용자의 본인부담금은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 5배가 높다"며 "한 사람이 10만원씩 내서 매달 1000만 원의 치료기금을 만들어지면 보다 많은 장애인들에게 혜택을 드릴 수 있다"며 후원 참여를 호소했다.

또 개인은 물론 기업도 장애인 치아 촬영에 필요한 디지털 파노라마 촬영기 등 의료기기 및 치료비를 후원할 수 있다.

나눔치과 측은 이 같은 사회적 참여와 후원이 활성화돼 저소득 장애인들이 궁극적으로 무료로 진료를 받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나눔치과 개원식에 참여한 의료진과 사회 각계 인사들 ⓒ프레시안

강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