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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남긴 따뜻한 유산

더미라클스 고액기부자 윤혜준 님

 

“아버지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워낙 강했어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1억 원을 후원한 윤혜준 님이 부끄러운 듯 내놓은 첫 마디였습니다. 그는 故윤병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초대 이사장의 막내딸. 2016년 타계 전에 병원 내 수치료실 건립비로 1억 원을 기부한 아버지를 따라 나눔에 동참했습니다.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장애어린이 재활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한 윤혜준 님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장애어린이 재활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한 윤혜준 님

“생전에 병원을 다녀오시면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친근하게 느끼고 있었어요. 아버지께서 신뢰하는 푸르메재단이라면 믿을 만하다고 생각해 왔고요. 지난해 가을, 기부금을 전달하러 병원에 직접 가보니까 호흡기에 의지하는 아이가 저를 보고 밝게 웃는 거예요. 그 웃음을 보면서 저 자신이 도리어 희망을 느끼고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그 순간 우리 아버지가 이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 하셨구나, 아버지와 이 아이들이 서로의 희망이 되어주었구나 싶어서 뭉클했습니다.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윤혜준 님은 평소 한부모, 조손 가정의 어린이 여럿을 도울 정도로 나눔에 관심이 많습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돈을 모아서 아이들을 후원하기도 했고, 동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를 직접 도울 방법을 묻기도 했습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윤병철 어린이 수치료실’ 현판식에 참석한 가족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윤병철 어린이 수치료실’ 현판식에 참석한 가족들

‘나눔이란 작게라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윤혜준 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며 살라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어릴 때부터 받았습니다. 중증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오랫동안 해온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월급을 받으면 기부를 시작하라고 말씀해 주신 분이셨습니다. 그렇게 자란 윤혜준 님은 자기 것을 나누고 서로를 돕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꿉니다. 선의가 돌고 돌면서 더 큰 선의를 낳는 선순환의 사회입니다.

“아버지는 남이 잘하는 일에서 도움을 받고, 네가 잘하는 것을 또 다른 사람에게 돌려주면 사회는 아름답게 운행할 수 있다고 자주 말씀하셨어요. 나눔과 도움이 선순환한다면, ‘좋은 일’의 동그라미가 점점 커지면서 사회구성원 모두를 ‘연결’시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번에도 제가 나누기는 했지만 병원에서 만난 아이들 덕분에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는지 몰라요.”

웃는 모습이 꼭 닮은 고(故) 윤병철 하나은행 초대회장(왼쪽)과 윤혜준 님 부녀.
웃는 모습이 꼭 닮은 고(故) 윤병철 하나은행 초대회장(왼쪽)과 윤혜준 님 부녀

윤혜준 님은 우리 사회가 장애어린이들이 재활치료를 제대로 받기도 어렵지만 나중에 성인이 되어 홀로서기를 꿈꾸는 것도 만만치 않다고 말합니다. 이들이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 성취감을 누릴 수 있는 사회로 가야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런 현실을 아버지는 아주 잘 알고 계셨어요. 어린이재활병원을 언제나 애틋하게 여기신 까닭이겠지요. 솔직히 아버지가 여기에 기부하셨으니까 저는 다른 데 기부할까도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뭐든지 정성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다못해 수치료실에서 치료사 분이 신는 슬리퍼까지도 좋은 것으로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시더군요.(웃음)”

윤혜준 님이 아버지와 함께 내놓은 기부금으로 조성된 어린이 수치료실
윤혜준 님이 아버지와 함께 내놓은 기부금으로 조성된 어린이 수치료실

수치료실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마지막 퍼즐’ 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수치료가 장애어린이 재활에 효과가 워낙 좋은 터라 최초 구상단계에서 포함되었다가 막대한 시설비와 운영비 걱정에 끝내 포기한 공간이었습니다. 장애어린이를 향한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과 그 유지를 받든 딸의 나눔이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어린이재활병원을 ‘완성’시켰다는 의미입니다.

“아버지는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셨어요. 저도 어릴 적에 늘 안고 다니셨지요. 장애어린이들이 수치료실의 따뜻한 물속에서 아버지의 사랑과 자유로움을 느끼고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길 바라요. 우리 아버지가 저를 꼭 안아주실 때 제가 느꼈던 것처럼요.”

윤혜준 님은 사람이 지구의 주인이 아니듯, 돈의 주인도 개인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돈이 나한테 있는 동안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된다는 말입니다. “돈이 나한테 머무는 동안에 최선의 결정을 내리자고 생각합니다. 결국 나눔이란 최고의 투자가 아닌가 싶어요. 행복을 느낄 수 있고, 희망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돈을 왜 버는 것일까, 돈을 버는 이유가 무얼까 하는 질문에 대해 ‘좋은 방향으로 나누기 위해서’라는 말처럼 좋은 대답이 없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에게 ‘당신이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세요.”
“많은 사람들에게 ‘당신이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세요.”

얼마 전에는 성인이 된 조카가 카드를 보내왔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를, 그리고 이모를 존경한다, 나도 계획을 세워서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부모님을 본받고 살자고 했더니, 그런 나를 이유로 조카가 뜻을 함께 한 거예요. 세대와 세대 사이에서 ‘나눔의 연결고리’가 된 것 같아서 정말 고맙고 뿌듯했어요.”

오래전 푸르메재단에서 받은 접시 뒷면의 ‘당신이 희망입니다’라는 문구가 잊히지 않는다는 윤혜준 님의 마지막 한 마디. “많은 사람들이 ‘내가 희망’이고 결국 ‘우리는 하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푸르메재단이 사회에 좋은 메시지를 많이 던지길 바랍니다.”

*글= 정태영 기획실장
*사진= 정담빈 대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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