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재활병원 위해 뛰었어요!” 이지선씨 등 한국 장애인 5명 뉴욕마라톤

“재활병원 위해 뛰었어요!” 이지선씨 등 한국 장애인 5명 뉴욕마라톤

2000년 7월 대학 4학년 때 교통사고로 전신에 55% 화상을 입은 뒤 40여 차례 수술을 받고 재활에 성공한 이지선(31)씨 등 한국 장애인 5명이 1일 뉴욕마라톤을 뛰었다.

이들 5명이 마라톤을 뛰는 이유는 장애인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현재 푸르메 재단이 추진하는 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서다.

20여명의 신청자 중에서 장애인들의 대표성과 완주 능력을 고려해 선발된 이들 5명은 9년 전 전기 고압 공사 도중 감전 사고로 양팔이 절단지체장애 1급 김황태(32)씨, 선천성 소아마비인 지체장애 1급 김용기(34·치과기공사)씨, 5세 때 열병을 앓은 뒤 청각을 잃은 청각장애 2급 이수완(40)씨, 31세 때 망막색소변성 유전인자의 진행으로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 1급 신형성(48)씨 등이다.

김황태씨는 이지선씨와 수개월 동안 같은 병원 중환자실에서 함께 있었다. 그는 마라톤 완주 경험만 33번이고, 전국 체전 등에서의 메달 수상은 물론 유일하게 세계대회 참가 경험도 있다. 김용기씨도 휠체어 마라톤 부분에서 세계 랭킹 50위 안에 드는 1시간46분대의 기록을 갖고 있다. 이들은 전국 체전 단골 출전 멤버들이다.

푸르메 재단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이지선씨는 생애 첫 완주 도전이었다. 그는 지금 뉴욕 컬럼비아 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장애인들의 뉴욕 마라톤 참가를 주최한 푸르메 재단(www.purme.org)의 백경학 이사는 “경기도 화성에 내년 5월 착공하는 재활병원은 모든 장애인의 꿈”이라면서 “350억원이 필요한데 현재 37억원 정도가 모금된 상태여서 많은 사람의 후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 재활 환자 병상은 6000개 정도에 불과해 입원하려면 2∼3개월씩 기다려야 한다는 게 재단 측의 설명이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