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장애·비장애 공존 이끌어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전경.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전경.

개원 후 2년, 주민 반대 극복·편견 걷고 동네 문화·의료시설로 자리매김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병원을 찾는 장애어린이와 가족을 향해 애처로운 눈빛을 던지던 주민들이 이제는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습이죠.”

임윤명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장은 4일 개원 2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재단 연차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국내 유일의 어린이재활병원이자 국내 최초 어린이통합병원인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지난해 강서구 특수학교 문제가 불거지면서 장애인시설이 지역사회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마포구 월드컵북로 494에 위치한 이 병원은 시민 1만명의 나눔과 기업의 사회공헌으로 2015년 12월 준공한 뒤 2016년 4월 28일 문을 열고 통합 재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처음 마포구청과 공동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병원 건립부지를 매입하면서 이곳 역시 주민들의 반대가 컸다. 지역주민들은 장애 어린이들이 문제행동을 일으키고 집값이 떨어지는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단은 첫삽을 뜨고 착공부터 준공에 이어질 때까지 수차례의 설명회와 간담회를 통해 병원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전하며 일일이 주민들을 설득했다.

재단 측에 따르면 설득과정을 거쳐 편견을 걷고 주민들이 어느 정도 수용하게 되니 동네 풍경이 달라졌다. 당시 반대했던 주민이 지금은 어린이재활병원 홍보대사를 자처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병원에는 장애인스포츠센터·직업재활센터·어린이도서관이 들어서 있어 지역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실제로 스포츠센터와 도서관에서는 장애·비장애 어린이가 한데 어울려 체육활동을 하고 책을 보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와 치과는 비장애 어린이와 성인도 진료를 받을 수 있어 많은 주민들이 가까운 문화·의료시설처럼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정상적인 보행 패턴으로의 보행이 어렵거나 혼자서 서는 것과 걷는 것이 어려운 환아들의 보행 훈련을 도와주는 로봇보행치료실.
정상적인 보행 패턴으로의 보행이 어렵거나 혼자서 서는 것과 걷는 것이 어려운 환아들의 보행 훈련을 도와주는 로봇보행치료실.

정상적인 보행 패턴으로의 보행이 어렵거나 혼자서 서는 것과 걷는 것이 어려운 환아들의 보행 훈련을 도와주는 로봇보행치료실.  푸르메재단 기부자이자 마포구 주민인 황혜진 씨(여·37)는 “병원이 지어질 때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지만 이제는 반대했던 주민들이 오히려 병원을 더 잘 이용한다”며 “집 옆에 도서관·수영장·소아과가 생기니까 좋다고들 한다. 병원이 주민들에게 사랑방이 되고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우리 병원은 시민의 힘으로 세우고 국가적인 본보기로 제시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인 지난해 2월 우리 병원을 찾아 전국에 권역별로 어린이재활병원을 짓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재단이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까지 운영하게 됐다. 우리나라 장애인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꿔 온 중요한 기관이어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재단의 강점인 재활의료 역량을 결합시킨다면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은희 기자 ehpark@asiatoday.co.kr

출처 :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804050100027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