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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자폐 청년이 만들어준 커피, 똑같이 맛있어요”

“자폐 청년이 만들어준 커피, 똑같이 맛있어요”

2018-04-02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 자폐 청년 바리스타들이 만들어준 커피 한 잔

서울 종로구 푸르메재단 사무실 1층에 있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의 모습.
서울 종로구 푸르메재단 사무실 1층에 있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의 모습.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

매년 4월 2일마다 돌아오는 이 날은 사회에 발달장애인을 알리고 받아들이게 만들기 위해 선포됐다.

이날이 다가올수록 서울 종로구 푸르메재단 사무실 1층에 있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더욱 분주해진다.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오렌지 에이드, 아이스티 나왔습니다. 빨대는 서비스 대에 있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열 개 남짓한 테이블이 놓인 15평짜리 공간에 주문받는 소리, 커피 내리는 향기가 경쾌하게 퍼진다.

3명의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공간에선 ‘새 메뉴’ 딸기라떼가 나오기까지 주문, 만들기, 설거지 등의 분담이 착착 이뤄지고 있다.

손님들은 ‘똑같이’ 맛있다는 반응이다.

김수경(43) 씨는 “직접 제조하고 주문을 받는 걸 보니 다른 데와 다를 게 없다”며 “가격은 저렴하고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을 종종 찾는다는 한 경찰 역시 “음료도 똑같이 맛있고, 조용하고, 불편한 것도 없으니 종종 온다”고 말했다.

자폐 청년들은 이곳에서 현재를 배우고 미래를 꿈꾼다.

‘돈 버는 재미’가 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이상아(22) 씨는 “신발이나 옷 같은, 필요한 것들을 산다”며 “다니는 교회에 헌금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일해서 번 돈으로 부모님께 효도하는 게 기쁘다는 김소연(24) 씨는 “엄마와 아빠한테 20에서 30만 원씩 용돈을 드리고 있다”며 “소소한 것들이지만, 집에 필요한 가구나 음식도 제가 사고 있다”고 말했다.

자칭 ‘에이스’ 김윤우(31) 씨는 이곳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토대로 자신만의 사업을 하겠다는 꿈도 키우고 있다.

김 씨는 “몇 년은 걸릴 것 같다”며 웃으면서도 “적금을 많이 모아 카페를 창업해 꼭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의 카페엔 예쁜 피아노와 연주자도 한자릴 차지할 예정이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이곳에서 청년들은 사회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디고 있다”며 “그 부모님들 역시 이곳을 통해 커가는 자녀들을 보며 ‘우리 애도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김명지 기자

출처 : http://www.nocutnews.co.kr/news/4946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