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책과 지식 - 고도근시 은재는 외롭지 않아요 새로운 짝꿍 봉애가 있으니까요

[책과 지식] 고도근시 은재는 외롭지 않아요 새로운 짝꿍 봉애가 있으니까요

2013-07-06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해 이상교 글, 허구 그림 뜨인돌어린이, 80쪽, 9000원

잘 보인다고 다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고도근시로 앞을 잘 못 보는 은재는 친구·가족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꼭꼭 감춘다. 새로운 짝꿍 봉애의 배려에 자존감을 찾는다.

사고로 오른손가락이 뭉그러진 봉애가 수술로 새 손을 찾는다는 소식에 은재 역시 용기를 낸다. 가장 힘이 되어주는 것은 결국 나, 나부터 나를 사랑해야 하니까.

그림 속 아이들은 눈이 안 보이든, 손이 불편하든, 다 같은 아이들이다. 손잡고 어려움을 헤쳐 나갈 세상이 개망초 피어난 저 풀밭처럼 거칠 것 없었으면 한다. 그게 우리가 동화를 읽어주는 이유일 테니.

동시인 이상교 씨의 자전적 이야기다. 작가는 “오랫동안 안 좋은 시력에 시달리면서 좀더 속 깊은 사람이 되어갔는지 몰라요. 그러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글을 쓰게 된 것인지도 모르지요”라고 털어놓는다.

장애인 재활을 위한 비영리공익재단인 푸르메재단이 펴낸 ‘푸르메놀이터’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엄마를 안아주는 아이』(노경실), 『겁쟁이 늑대 칸』(임정진) 등 세 권으로 시작했다. 분리불안·고도근시 등으로 장애의 범위를 확대해 현대병을 앓는 아이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한다. 대상 7∼9세.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