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장애아와 비장애아 모두 행복한 사회

장애아와 비장애아 모두 행복한 사회

2013-07-21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해  이상교 글, 허구 그림  뜨인돌어린이·9000원

칠판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두꺼운 안경을 쓴 은재를 친구들은 ‘두꺼비 눈’이라 놀린다. 고도근시인 은재는 “이러다 눈이 점점 더 안 보이게 되는 것 아닐까” 걱정에 두렵기만 하다. 손가락이 뭉그러져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다니는 봉애와 짝이 되어서도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해>는 ‘장애, 비장애 어린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동화 시리즈인 ‘푸르메놀이터’ 중 한 권이다. 책 속에서는 눈에 장애가 있는 은재도 손에 장애가 있는 봉애도 모두 소중한 아이들일 뿐이다. 학교 친구들, 가족들과 부대끼며 울고 웃으며 자기 몸에 대해 이해하고 삶의 희망을 갖게 된다.

그림 뜨인돌어린이 제공

이 시리즈 또다른 책인 <엄마를 안아주는 아이>는 분리불안 장애를 다뤘다. 초등학교 1학년인 태준이는 엄마가 회사에 가는 것이 너무 싫다. 늘 엄마 품이 그립다. 자신이 학원을 끊는 것처럼 엄마도 회사를 끊었으면 좋겠다. 아이는 마음에 병을 얻는다. 태준의 부모는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 표현을 못했다며 아파한다. 틈날 때마다 자신을 안아주기 시작한 부모 덕에 태준이는 조금씩 치유된다.

책은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이 별 의미없는 것이란 사실을 자연스레 보여준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장애를 딛고 서서 관계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사는지 모른다. 그러니 모두 힘내라고 시리즈는 계속될 예정이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