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축구 날개 접었지만 기부천사 날개는 활짝 폈죠”

“축구 날개 접었지만 기부천사 날개는 활짝 폈죠”

2014-02-25

서울국제마라톤 참가 황승환씨

24일 건국대 체육학과 졸업식에 참석한 황승환 씨(29)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10km를 완주할 테니 후원금 좀 내 달라”고 요청하느라 바빴다. 3월 16일 열리는 2014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5회 동아마라톤대회부터 신설된 ‘서울 챌린지 10km’에 출전하며 모금에 나선 것이다.

황 씨는 재활전문병원을 짓는 푸르메재단을 돕기 위해 10km에 출사표를 낸 가수 션과 산악인 엄홍길 대장 등 명사들의 뜻에 동참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푸르메재단은 3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착공하는 ‘푸르메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서울 챌린지 10km’를 자선 레이스로 삼고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재단은 홈페이지(www.purme.org)에 기적의 달리기란 뜻의 ‘미러클 런’ 코너를 마련해 기금을 모으고 있다. 엄 대장 등 명사들은 “제가 달릴 테니 기부금으로 응원해주세요”라고 선언한 뒤 달리는 사람과 응원하는 사람이 함께 돈을 내는 방식으로 기금을 모으고 있다. 각자 200명에게 2만 원씩의 후원금을 걷고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하다 부상으로 꿈을 접은 황 씨는 군대를 다녀와 ‘늦깎이’로 대학에 입학한 뒤 장애인들을 지도하면서 자원봉사와 기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난해에는 개인적으로 ‘바이시클 프로젝트 1% 나눔’ 행사를 진행해 푸르메재단에 420여만 원을 기부했다. 전국을 자전거로 여행하며 자원봉사를 했고, 자신의 뜻을 지인들은 물론이고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도 전달해서 모은 돈이다. 3개월 전 여행사에 입사한 황 씨는 향후 30년간 월급의 1%를 기부한다고 약속했다.

경기 안양시 평촌의 키즈웰 치과의원 고범진 원장(29)도 미러클 런에 동참한다. 그는 2011년부터 푸르메재단과 인연을 맺어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했고, 매주 수요일 푸르메 치과병원에서 자원봉사 진료를 하고 있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치과를 방문하는 신규 회원 1명당 1000원씩을 기금으로 내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김재성 더착한커피 팀장과 김소용 한국문화교육진흥회 지부장 등 재단의 후원자들이 속속 자선 레이스에 출사표를 내고 있다. 서울 챌린지 10km 참가 모집은 28일 마감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