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들의 멈출 수 없는 도전

1년 만에 다시 본 아이는 성큼 자랐습니다. 엄마랑 눈을 마주칠 수 있을 만큼 키가 컸고 내딛는 두 발에는 힘이 실려 있습니다. 어느덧 15살이 된 은총이. 매년 이맘때쯤 아빠랑 꼭 하는 일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철인3종경기대회에 출전하는 것입니다.


‘제5회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3종경기대회’에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는 은총부자
‘제5회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3종경기대회’에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는 은총부자

값진 땀방울을 나눔으로


지난 10월 15일, 올해 5번째를 맞은 ‘은총이와 함께하는 철인3종경기대회’. 꼭두새벽부터 철인 1,000여 명이 마포구 상암동 난지한강공원을 가득 메웠습니다.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철인들은 수영슈트로 갈아입고 자전거를 정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했습니다.


철인 1,006명의 대회 참가비 8,031만 원 기부금 전달식에서 강지원 푸르메재단 이사장, 은총아빠 박지훈 씨, 션 푸르메재단 홍보대사, 김경원 한국지역난방공사장, 박석원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장, 박홍섭 마포구청장
철인 1,006명의 대회 참가비 8,031만 원 기부금 전달식에서 강지원 푸르메재단 이사장, 은총아빠 박지훈 씨, 션 푸르메재단 홍보대사, 김경원 한국지역난방공사장, 박석원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장, 박홍섭 마포구청장

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를 3시간 30분 안에 완주하는 극한의 도전을 앞두고 긴장감이 역력한 철인들. 개회식에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돕기 위해 참가비 전액인 8,031만 원을 전달한 순간만큼은 한 마음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강 물살을 가르는 철인들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뿌우!’ 신호음이 울리자 철인들이 한강에 몸을 힘차게 내던졌습니다. 은총이는 매년 함께하고 있는 ‘삼촌’ 가수 션 푸르메재단 홍보대사의 손을 잡고 고무보트에 올라탔습니다. 은총이가 제대로 탔는지 살피던 아빠 박지훈 씨가 허리에 끈을 매고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습니다.


수영 1.5km의 도착지점으로 향하고 있는 은총부자
수영 1.5km의 도착지점으로 향하고 있는 은총부자

움직임을 더디게 만드는 추운 날씨였지만, 은총아빠는 물보라를 일으키는 철인들 사이에서 두 팔을 휘저으며 헤엄쳤습니다. 까마득해 보이던 도착지점과의 거리를 좁히며 무사히 도착. 휘청대는 몸을 안정시킬 틈도 없이 은총이를 고무보트 밖으로 일으켜 다음 경기를 위해 바꿈터로 향했습니다.


달리고, 또 달리다


다음 관문은 사이클입니다. 릴레이팀으로 출전한 션 홍보대사가 먼저 빠른 속도로 앞서나갔고, 잠시 후 은총부자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은총이를 트레일러에 태우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순식간에 달려 나간 은총아빠. 이를 지켜보던 주변 여기저기서 “힘내세요!” 응원의 목소리가 뒤따랐습니다.


은총이를 트레일러에 태우고 사이클 경기에 도전하고 있는 은총아빠 박지훈 씨
은총이를 트레일러에 태우고 사이클 경기에 도전하고 있는 은총아빠 박지훈 씨

은총이와 트레일러의 무게를 합하면 70kg이 훌쩍 넘습니다. 은총아빠는 이 무게를 싣고 코스를 6번 왕복해 40km를 완주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을 견뎌야 했습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가며 반환점을 돌아 멈추지 않고 달렸습니다.


혼신을 다한 역주


이제 마지막 코스인 마라톤만을 남겨둔 상황. 은총이는 트레일러에서 휠체어로 옮겨 탔고 은총아빠는 신발끈을 고쳐 매고 잠시 숨을 골랐습니다. 휠체어를 밀며 전력을 다해 질주하자 곳곳에서 큰 환호가 퍼졌습니다. 철인 서포터즈가 은총부자를 응원하기 위해 함께 뛰었습니다.


션 홍보대사‧철인 서포터즈와 함께 질주하고 있는 은총부자
션 홍보대사‧철인 서포터즈와 함께 질주하고 있는 은총부자

선두주자들이 결승점으로 속속 들어온 지 30여 분이 흐르자, 은총아빠는 ‘헉헉’ 거친 숨소리를 내쉬며 막판 스퍼트를 올렸습니다. 멀리서 기다리고 있던 션 홍보대사가 보폭을 맞춰 달려왔습니다. 드디어 결승점을 통과했습니다. 3시간 14분대의 기록으로 제한 시간 3시간 30분 내에 완주한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대회를 통틀어 최고 기록입니다.


대회 완주 후 기념 메달을 걸고 기쁨을 나누고 있는 철인들
대회 완주 후 기념 메달을 걸고 기쁨을 나누고 있는 철인들

은총이와 같은 장애어린이들에게 재활에 대한 희망을 전하려 도전을 계속하는 은총아빠와 철인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달렸기에, 한 명이 아닌 수십만 명의 장애어린이를 위한 달리기였기에 더없이 의미 있는 레이스로 기억될 것입니다.


*글=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정담빈 간사, 김금주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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