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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진료대기 2년…재활치료 장애아 20만명에 병원은 한 곳뿐

[장애인 권리장전]진료대기 2년…재활치료 장애아 20만명에 병원은 한 곳뿐

2017-10-02

넥슨어린이재활병원 하루 411명 진료..대기환자 평균 천명
입원해도 3~6개월 뒤 다른 환자에 병실 비워줘야
채활치료 대부분 비급여, 인프라 부족에 비용부담 이중고
정부 권역별 설립 위한 현황조사 착수..빨라야 2021년 윤곽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자리한 넥슨 어린이재활병원 전경. (사진=김성훈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자리한 넥슨 어린이재활병원 전경. (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 강서구 옛 공진초 부지에서 차로 5분 정도 달리면 아파트 단지들 사이로 7층짜리 건물이 눈에 띈다.

장애인 지원 전문 비영리공익재단인 푸르메재단이 장애 어린이들에게 전인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다. 마포구가 2014년 푸르메재단과 협의해 부지를 제공하고 푸르메재단이 시설 건립 후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넥슨이 병원 건립 비용 440억원 가운데 200억원을 기부하는 등 각계 3000여명의 마음이 모여 지난해 4월 첫 문을 열었다.

개원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지역의 명소이자 편의 시설 중 하나로 자리잡았지만, 주민들이 처음부터 거부감이 없던 것은 아니다. 2010년 마포구청과 푸르메재단이 병원 설립을 처음 결정한 뒤 개최한 주민 설명회에서 “왜 우리 동네에 지어야 하느냐”는 반대 목소리가 많았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한 상황에서 병원 건립이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던 주민들이 많았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병원 내 수영장과 어린이 도서관 등 편의시설을 개방하고 병원 로비는 여름철 어르신들의 ‘무더위 쉼터’로 제공하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달라졌다. 병원 관계자는 “동네 아이들이 도서관과 수영장을 같이 사용하면서 장애 어린이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며 “장애 어린이들도 동네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면서 성격이 한결 밝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첫 어린이재활병원인 이 병원은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푸르메재단에 따르면 개원 후 지난달까지 누적 진료(치료) 건수는 20만 2000건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411명이 진료를 받는 셈이다. 이용객이 몰리다 보니 대기 환자만 1000명 수준이고 평균 진료 대기 기간은 최고 2년에 이른다.

푸르메재단 관계자는 “대기 기간이 길다 보니 3~6개월 정도 입원하면 다른 대기자를 위해 병실을 비워줘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자리한 넥슨 어린이재활병원 내 어린이도서관 전경 (사진=김성훈 기자)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자리한 넥슨 어린이재활병원 내 어린이도서관 전경 (사진=김성훈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자 규모도 만만치 않다. 푸르메재단은 지난해 30억 2000만원을 기록한 적자가 올해는 47억 5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물리 치료 등 일부 치료를 제외하고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치료가 대부분이어서 보호자들이 매달 100만~200만원 가까운 치료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치료 인프라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금전적인 부분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를 위해 난민처럼 떠도는 장애 어린이들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이른 시일 내 현실화 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권역별 국공립어린이(재활)병원 설치 △국공립어린이병원 내 ‘중증어린이 가정의료지원센터’ 설치 △15세 이하 어린이 입원비 중 본인 부담률 5%로 인하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정부는 올해 7월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 권역별 어린이 재활병원 설치 등 의료지원 확대 정책을 포함했다.

그러나 병원 개원까지는 4년여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권역별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지역별 현황 조사에 들어갔다”면서도 “내년 상반기에 예산 편성을 거쳐 2019년 착공하면 오는 2021년쯤 병원 건립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동석 ‘토닥토닥’ 이사장은 “지속적인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장애 어린이가 20만명에 이르는데 소아 재활치료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재활병원 건립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방문해 재활치료 중인 장애어린이와 가족, 치료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방문해 재활치료 중인 장애어린이와 가족, 치료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김성훈 기자  sk4he@edaily.co.kr

출처 :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G11&newsid=01357926616088984&DCD=A00701&OutLnkCh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