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폐지 모으고, 용돈 아껴 기부... 시민이 만든 장애어린이 병원

폐지 모으고, 용돈 아껴 기부... 시민이 만든 장애어린이 병원

2015-06-27

내년 3월 상암동에 문열어
5년간 시민 6732명 참여… 현재 건축비 325억 모아

내년 3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국내 최초로 시민 기부를 재원으로 한 장애 어린이 재활 종합병원이 문을 연다.
비영리 공익 법인 푸르메재단(이사장 김성수)이 작년 3월 착공에 들어간 어린이 재활 병원은 26일 지상 7층 지하 3층 골조 공사가 마무리돼 공정률이 50%를 돌파했다. 내년 3월 완공될 이 병원은 푸르메재단이 2010년부터 시민과 함께 준비해왔다. 서울시와 마포구가 터를 제공했지만, 건축비 380억원은 전부 자발적인 시민 기부로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모인 기부금은 325억원가량이다. 지난 5년간 시민 6732명이 기부에 동참했다. 푸르메재단 관계자는 "기부자의 90%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지만 내 것을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이라
▲ 폐지를 주워 판 돈을 기부해온 푸르메재단 김이선           고 했다.
(왼쪽)씨와 재단 직원 채춘호(오른쪽)씨. /이덕훈 기자

뇌성마비 장애인 김모(여·64)씨는 2008년부터 월 1만원씩 기부를 시작했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김씨는 "넉넉하진 않지만 절약하면 기쁜 마음으로 기부할 수 있다"고 했다. 푸르메재단에서 청소 일을 하는 김이선(여·51)씨는 오전 7시에 출근해 폐지를 줍는 게 습관이 됐다. 재단 직원 채춘호(41)씨와 함께 고물상에서 폐지를 돈으로 바꿔 한 달에 1만~2만원씩 꾸준히 기부해왔다. 김씨는 "남에게 받기보다 주는 게 더 행복하다"고 했다. 취업 준비생 김화영(여·22)씨는 2012년부터 매일 1000원씩 기부하고 있다.서울 여의도와 삼성동에서 곰탕집을 운영하는 장승연(여·38)씨는 작년 2월부터 매달 매출의 1%를 병원 건립비로 기부하고 있다. 두 아들을 키우는 장씨는 "작은 손길이 소중한 어린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카페 체인 기업 대표 한석민씨는 2013년부터 모든 가맹점이 매일 1000원씩 기부하는 '천원의 기적'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옥진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6/27/201506270004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