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책 한 권이 벽돌 한 장… 어린이 재활병원 기적을 쌓아 올리다

책 한 권이 벽돌 한 장… 어린이 재활병원 기적을 쌓아 올리다

2015-07-09

푸르메재단-교보문고-본보 ‘기적의 책’ 캠페인 통해 1억1300만원 모아

8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기적의 책’ 캠페인 기부금 전달식이 열렸다. 허정도 교보문고 대표(왼쪽)와 백경학 푸르메재단 이사가 기부금 액수가 적힌 책 모형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책 한 권이 어린이 재활병원의 벽돌 한 장이 되는 작은 기적이 이루어졌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는 ‘기적의 책’ 캠페인을 통한 모금액 전달식이 열렸다. 허정도 교보문고 대표는 모금액 1억1300여만 원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어린이 재활병원을 짓는 푸르메재단 백경학 이사에게 전달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캠페인에 동참했던 정호승 시인, 전병석 문예출판사 회장, 송미진 센추리원출판사 대표 등도 함께했다.

이 캠페인은 ‘책 한 권, 벽돌 한 장, 책으로 이루는 꿈’이라는 모토로 장애인을 위한 공익재단인 푸르메재단(이사장 김성수)과 교보문고, 동아일보가 지난해 5월 시작했다. 매달 선정한 ‘기적의 책’ 20종을 독자들이 교보문고 오프라인 14개 점포에서 구매할 때마다 권당 1000원이 어린이 재활병원에 자동으로 기부됐다. 동아일보는 매달 지면을 통해 캠페인 상황 등을 알렸다.

모두 94개 출판사가 캠페인에 참여했고, 259종 11만8000여 권이 판매됐다. 책 판매에 따른 기부금 1억100여만 원이 모였고, 문구와 음반 판매업체인 핫트랙스 기부금 1000만 원, 서점 계산대에 비치된 모금함에 담긴 250여만 원 등이 추가됐다.

1년여간 진행된 캠페인에 뜻을 같이하는 유명 인사들은 ‘책 읽는 미러클 맨’으로 참가해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교보문고에서 책을 낭독하고 독자들과 뜻을 나눴다. 지금까지 가수 션, 독도 캠페인 등 한국 홍보를 위해 노력해 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문화평론가 김갑수 씨, 산악인 엄홍길 씨 등이 참가했다.

정호승 시인은 “기적의 책 캠페인은 기부, 독서, 출판, 서점 문화를 바꾼 일대 사건이었다”며 “내 마음속에도 가슴 뭉클한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고 그간의 소감을 밝혔다.

푸르메재단이 추진 중인 병원은 국내에서 드문 어린이 재활 전문 의료시설이다. 91병상 규모에 하루 500여 명, 연간 15만 명의 어린이 환자가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건축비 430억 원으로 기업후원금 163억 원, 정부지원금 100억 원, 기타 모금액 등으로 지어진다. 지난해 3월 착공해 지난달 말 현재 53%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4월 개원 예정이다.

허정도 대표는 “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런 기적을 이룰 수 있었다. 우리 사회가 정이 넘치는 따뜻한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경학 이사는 “글과 문화와 지식을 통한 기부로 새로운 기부문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출처 : http://news.donga.com/3/all/20150709/723688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