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보육원 출신 자산관리사 김정호,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에 1억 기부

[피플] 보육원 출신 자산관리사 김정호,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에 1억 기부  

푸르메재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 기부자 모임 공동 회원 1호 가입
김씨 "국가가 날 키워..사회에 환원하고 싶어" "기부 안 하면 바보다"

2015-09-25

김정호 자산관리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관에서 역경을 딛고 1억 원을 기부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데일리한국 김소희 기자] 부모의 이혼과 보육원 생활 등 어린 시절의 어려움을 딛고 성공한 30대 자산관리사가 장애어린이들을 위한 재활병원 건립에 1억 원을 쾌척했다. 자산관리사 김정호(37) 씨는 24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열린 고액 기부자 회원 가입 행사에서 "기부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안 하면 바보다"라며 기부 문화 확산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푸르메재단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고액 기부자 모임인 '더 미라클스'(The Miracles)와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의 공동 회원 제1호로 김정호 씨의 가입식을 열었다. 두 단체는 지난 6월 두 기관의 고액 기부자 모임 '더 미라클스'와 '아너 소사이어티'의 공동 회원, '미라클-아너' 회원을 발굴하기로 합의하고 기금은 어린이재활병원 건립과 운영에 사용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김 씨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과 보육원 생활 등으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며 "푸르메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사업이 사회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4세 때 부모가 이혼하게 되면서 할머니와 같이 살다가 8세에 서울시 은평구 소재 보육원(현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 서울 꿈나무마을)에 맡겨져 이곳에서 운영하는 초ㆍ중ㆍ고교를 졸업했다. 김씨는 중학생 시절 대통령 표창(역경극복상)을 받기도 했으며, 이후 노력 끝에 한양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는 장학금과 아르바이트 등으로 대학을 마치고 학사장교로 복무한 뒤 2007년 자산관리사(Financial Consultant)로 활동하고 있다. 김 씨는 자산관리사로 일하면서 월등한 실적을 올린 전문가들에게만 입회 자격이 주어지는 MDRT(Million Dollar Table)에 2010년 가입했으며, 현재 종합자산관리사로 활동 중이다. 김 씨는 지난 9월 4~5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2015 한국 MDRT DAY' 행사에서 '기부는 성공한 사람들의 중요한 습관'이라는 주제의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강연을 들은 뒤 '더 미라클스' 가입을 결심했다.

김정호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백경학 상임이사가 부인의 교통 사고 이후 남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며 살아온 얘기를 듣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그동안 받고만 살았으니까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나는 보육원에서 자랐기 때문에 국가가 날 키웠고, 국가가 내 후원자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도 사회에 환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씨는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어린이들에게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든 시대인 것 같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며 "현실을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다"고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백 상임이사는 “김정호 씨의 기부는 가난과 장애라는 두 개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큰 희망을 주는 것”이라며 “내년 4월 개원을 목표로 짓고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의 건립비로 소중하게 쓰겠다”고 말했다.

푸르메재단에서 운영하는 '더 미라클스'는 ‘기적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마포구 상암동의 어린이재활병원 건립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으로 2014년 12월 발족됐다. 현재 가입자는 이철재 씨(전 쿼드디맨션스 대표), 박점식 회장(천지세무법인), 가수 션 씨(YG엔터테인먼트), 배우 정혜영 씨(YG엔터테인먼트) 등이 참여하고 있다.

푸르메재단이 내년 4월 개원을 목표로 서울 상암동에 짓고 있는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이 세워지면 하루 500명, 1년에 15만 명을 치료할 수 있다. 8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현재 전체 건립비 430억 원 중 375억 원이 모아졌으나 아직 55억 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원 건립 지원 및 기부 문의 02)720-7002 www.purme.org www.miraclehospital.org

김소희 기자 ksh@hankooki.com

출처 : http://daily.hankooki.com/lpage/society/201509/dh2015092416465513778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