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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걸음에 1원씩 모금..건강·관광·기부까지 1석 3조”

“한걸음에 1원씩 모금..건강·관광·기부까지 1석 3조”

2016-03-18

12일 서울 상암동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앞에서 ‘한걸음의 사랑’ 회원들이 건물 내부를 둘러본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푸르메재단 제공

걷기 여행으로 모금해 기부하는 ‘한걸음의 사랑 모임’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21사단에서 보병 장교로 복무했어요. 철책따라 걷는 게 일상이었고 천리행군도 해서 정말 죽기보다 싫었는데….”

‘한걸음의 사랑 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한익종(57)씨는 15일 “제대하면 다시는 걷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사회에서 걷기 모임을 할 줄은 몰랐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지난 2009년 삼성화재를 끝으로 직장생활을 마친 뒤 여행컨설팅 업체를 운영 중인 한씨는 한걸음의 사랑 모임 회원(총 40명)들과 함께 매달 둘째주 토요일마다 걷기 여행을 한다. 별도 회비는 없는 대신 1m당 1원씩을 적립해 기부하기로 약속한 모임이다. 지난해 10월 걷기 여행을 시작해 서울 성곽길 백악구간, 북한산 둘레길 등을 돌았다. 지금까지 총 150여만원을 기부했다.

한씨가 걷기 기부에 나선 건 호아킴 데 포사다가 쓴 ‘마시멜로 이야기’를 접한게 계기가 됐다. 한씨는 “‘당장 먹으면 순간 기쁨을 느끼지만 잠시 만족을 미루면 더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삶의 진리를 깨달았다”고 했다.

한씨는 우선 교통비 절감을 위해 걸어서 출퇴근을 하기로 했다. 서울 평창동 집에서 사무실이 있는 경복궁까지 1시간씩 걸었다. 매일 2000원을 모았다. 걸어 다니면서 아낀 교통비를 모아 2013년 11월 푸르메재단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보탠 게 기부의 시작이다. 지인과 직장 동료 등이 동참하면서 한씨의 한 걸음은 이제 여럿이 함께 걷는 걸음이 됐다.

지난 12일 최저기온 영하 2도의 꽃샘추위에도 한씨는 회원 13명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 공원 일대 등 다섯 번째 코스를 완주했다. 푸르메재단이 다음달 말 어린이재활병원 개소에 앞서 개인 기부자들에게 병원 주변을 걸어보고 건물 내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해 의미를 더한 코스였다.

“단 몇명이 모이더라도 걷기 기부 모임을 계속 이끌어 갈 생각”이라는 한씨는 전국으로 걷기 코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한씨는 “다음달에는 대전의 계족산 황토길 14km 코스를 걸을 예정”이라며 “연말에는 회원들과 일본 규슈 올레길 도보 여행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 생활 기간에도 여러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는 한씨는 자발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직원이 총동원 된 목욕봉사는 남 보기에 좋지만 정작 봉사자는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요. 개인의 취미와 적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억지로 한 탓이죠.”

발톱은 뭉개지고 곰발바닥이 다 됐다는 그는 “기부를 하니 좋은 일도 하고 몸을 움직이니 건강에도 좋다. 이곳저곳 다니며 관광도 하니 ‘1석 3조’”라며 웃었다.

 <한익종 한걸음의 사랑 모임 회장과 회원들이 걸었던 주요 답사코스>

이성기 기자 beyond@

출처 :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G31&newsid=01174246612584632&DCD=A00703&OutLnkCh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