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뺄셈 아닌 덧셈

[푸르메인연] 만원의 기적 캠페인 박주희 기부자


 


“저도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나요?”


지난해 12월 사무국으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만원의 기적 캠페인 기부자 박주희 씨(39)가 특별한 제안을 해왔습니다. 가수 션 홍보대사의 SNS에 자주 올리는 전달식 사진처럼 본인도 기부보드를 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냐는 것. 기부를 시작한 지 반년이 흐른 지금,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탐색과 고민으로 맺은 결실


만원의 기적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는 박주희 기부자.
만원의 기적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는 박주희 기부자.

박주희 씨는 한양사대부속고등학교 국어교사 겸 사서교사입니다. 인터뷰 당일 중간고사 시험 문제 출제를 마치고 숨 돌릴 새도 없이 바빠 보였지만, 얼굴은 시종일관 환합니다.


기부보드를 보여주고 싶은 사람은 동료 교사. 만원의 기적 캠페인에 참여한 박주희 씨 얘기를 듣더니 관심을 보였다고 했습니다. 다른 누군가에게 기부를 권유하려고 특별한 방법을 생각해 낸 박주희 씨의 의지가 엿보입니다.


기독교인인 박주희 씨는 교회가 십일조를 건강하게 쓰지 못한다는 생각에 도움이 필요한 기부처를 검색하던 중 푸르메재단을 발견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운영한다는 확신은 받았지만 기부를 결심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습니다. 교사 월급으로 적지 않은 돈을 기부하는 것이 잘한 일일까, 기부금이 목적에 맞게 쓰일까, 어린이재활병원이 개원했는데도 기부가 필요할까.


 수업과 도서관 업무로 바쁘지만 어린이재활병원에 대해 늘 관심을 기울이는 박주희 기부자.
수업과 도서관 업무로 바쁘지만 어린이재활병원에 대해 늘 관심을 기울이는 박주희 기부자.

“모금사업팀 담당자와 통화하면서 제 고민이 명쾌하게 해결됐어요. 어린이재활병원이 건립됐어도 장애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을 내실 있게 채워나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기부금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죠. 이사를 하더라도 집 안을 채우려면 비용이 필요하잖아요? 이 병원에서 장애어린이들이 일찍 재활치료를 받고 지금보다는 나아질 수 있기를 기대해요.”


당시 후원하던 해외 어린이 결연 단체에 기부하려던 생각을 바꿔 푸르메재단을 선택하게 된 이유입니다. 기부하기 전부터 구독해오던 온라인 뉴스레터 속 기부자들의 사연에 자극을 받은 것도 한 몫 했답니다.


변화와 성장의 계기, 나눔


스물한 살 때 교회 주일학교에서 자폐성장애를 가진 8살 아이와 만났던 경험은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습니다. “아이 부모님이 사랑이 넘치는 분들이어서 아이에게 물질적, 정신적인 지원을 많이 해주셨죠. 장애어린이들도 비장애어린이들처럼 충분한 지원과 관리를 받는다면 똑같이 살아갈 수는 없더라도 맞춰서 살아갈 수는 있겠구나 싶었어요.”


학생들에게 나눔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박주희 기부자.
학생들에게 나눔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박주희 기부자.

만원의 기적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더 많은 관심이 생겼다는 박주희 씨. ‘장애’와 ‘나눔’이라는 두 가지 주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습니다. “제가 땀 흘려서 번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 궁금하죠. 기부금이 가치 있게 쓰여서 정말 좋다고 말하면 주변에서도 자연스레 관심을 가져요. 이제 곧 대선인데 장애인 복지 분야에 대해서 대선후보들이 어떤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게 됩니다. 예전에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넘겨버렸을 텐데, 기부하면서 저도 성장했습니다.”


박주희 씨는 학생들이 나눔을 습관화하도록 기회가 될 때마다 얘기한답니다. “내가 내 것을 나누는 게 아니라 원래 내 것이 아니었던 걸 나누는 것이라고 말해줘요. 그렇게 나눌수록 기쁨은 배가 되죠. 나눔은 더하기에요. 빼기가 될 것 같지만 이웃의 손이 더해져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아이들도 차츰 알게 되면 좋겠어요.”


자신의 서명을 남긴 기부보드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박주희 기부자.
자신의 서명을 남긴 기부보드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박주희 기부자.

“기부해야 하니까 방과 후 보충수업 하나 할 거 두 개 해야죠!”라며 기부보드를 들고 포즈를 취한 박주희 씨에게 학생들의 열띤 환호가 교정 가득 울려 퍼졌습니다. “선생님, 짱! 멋져요!”


*글, 사진= 정담빈 간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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