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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적의 병원 첫돌 “더 많은 기적을”

기적의 병원 첫돌 “더 많은 기적을”

2017-03-30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개원 1주년
3만6000명 이용, 대기환자 780명, 부담 줄이려 치료비 20% 낮게 받아
환자 늘수록 적자 커져… 작년 30억

29일 서울 마포구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서 열린 개원 1주년 기념식에서 병원 관계자, 후원자, 환자 가족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9일 서울 마포구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서 열린 개원 1주년 기념식에서 병원 관계자, 후원자, 환자 가족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1년 전 태어난 이 병원 덕분에 여러 병원을 전전했던 ‘재활 난민’ 신세를 면할 수 있었죠.”

29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지적장애 2급인 김종호 군(5)은 아직 유모차를 타고 다닌다. 말도 제대로 떼지 못했다. 김 군의 엄마 신수진 씨(38)는 지난해 아이 재활 치료를 위해 경남 통영에서 서울로 집을 옮겼다. 이후 지금까지 매주 3일씩 김 군을 비좁은 유모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출근’했다.

이날 개원 1주년을 맞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기념행사를 열고 김 군을 포함해 5명의 환자 부모에게 ‘우수 부모상’을 시상했다. 아이를 위해 헌신적으로 재활 치료를 해온 부모를 격려하기 위해 만든 상. 또 재활 치료를 열심히 받은 아이 5명에게는 ‘우수 재활상’을 줬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국내 유일의 장애 어린이 전문재활병원으로 지난해 3월 28일 진료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3만6000여 명이 병원을 다녀갔다. 어린이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대기 환자만 780명에 달한다.

이 병원은 ‘기적의 병원’으로 불린다. 국내에 병원을 설립한 것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었다는 의미다. 병원은 재활 치료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 특히 기계를 사용한 재활 치료가 가능한 성인 재활과 달리 어린이 재활 치료는 오로지 치료사의 손과 말로 해야 하므로 인건비 부담이 훨씬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설립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 1만여 명, 기업 500여 곳, 복지부, 서울시가 십시일반 병원 건립기금 430억 원을 모은 덕분이다. 서울 마포구는 무상으로 병원 용지를 제공했다.

그러나 아직 더 많은 기적이 필요하다. 지난해 병원은 30억 원의 적자를 봤다. 어린이 재활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워낙 낮은 탓이다. 또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치료비를 다른 병원의 80% 수준으로 낮게 책정해 환자가 늘어날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다. 올해 적자 규모는 48억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벼랑 끝에 선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치료 수준을 높이는 게 목표지만 우선 적자 해결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올해 1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적자를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그는 “어린이 재활 분야를 민간에 맡겨둬서는 의료 사각지대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해외처럼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더 많은 후원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원 문의 02-720-7002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출처 : http://news.donga.com/3/all/20170330/83594685/1